"연내 금리 인하 없다" 파월 발언에도 비트코인 상승…왜?

by임유경 기자
2023.05.04 09:36:16

美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
파월 의장 "인플레이션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
FOMC 결과 소화하며 비트코인 소폭하락
이후 팩웨스트 매각 추진 소식에 반등
은행 위기로 비트코인 재조명 기대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2만9000달러를 회복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자 소폭 하락했다가, 미국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가 유동성 위기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반등했다.

4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1.2% 상승한 2만9000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소화하며 전날 오후 10시경 2만81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열린 5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인 5~5.25%가 됐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전망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를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10차례 연속으로 올려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만들고, 연내에는 인하할 가능성이 없다는 연준 의장의 메시지까지 나오면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투자자들은 시장 유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등이 시작된 건 캘리포니아 지역은행인 팩웨스트 뱅코프가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외신들은 유동성 위기에 놓인 팩웨스트가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와 매각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팩웨스트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0% 이상 급락했다.

팩웨스트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 기간 12억1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50억 달러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은행이 보유한 채권 등 미실현 손실도 8억6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미국의 지역은행 위기가 계속되면, 비트코인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디지털골드’로 불리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으로서 은행 시스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