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사업에 인재 전진배치" 4대그룹, 'AI·전장' 화력 집중
by최영지 기자
2022.12.11 17:20:19
'기술 초격차' 삼성전자, AI·5G 경쟁력 강화
SKT 'AI컴퍼니 비전'..SK도 AI에 집중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LG, 배터리·전장 주력
"AI 산업 재편 환경서 기술 경쟁력 강화해야"
"소폭인사로 위기대응·젊은 인재 통한 신산업 발굴"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전자와 SK·현대차·LG그룹 등 국내 재계 4대 그룹이 연말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에 이어 내년 사업전략 구상에 돌입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소폭 임원인사 및 주력사업 위주 인재 등용을 통해 각 대내외 위기 돌파 및 인공지능(AI)과 통신, 전장(전자장비) 등 미래 먹거리 선점에 집중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정기 연말인사와 조직개편에 이어 오는 15일 전사와 MX(모바일경험)사업부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도 사업계획을 마련한다. 승진 인사 및 조직개편이 내년 경영전략 및 계획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은 내년 사업을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바로미터로,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은 AI 관련 산업 등 첨단 영역을 중심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AI반도체, 머신러닝 등 AI 산업이 재편될 것이기에 관련 기술을 선도함으로써 주도권을 선점하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제1회 ‘삼성 6G 포럼(Samsung 6G Forum)’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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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인사에서도 미래 핵심 성장 산업으로 AI와 차세대 통신을 꼽아 힘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통신기술 전문가인 전경훈 사장과 AI 연구를 위해 영입한 승현준 사장의 이동 배치를 통해 기술 초격차 기조 하에 5세대 이동통신(5G) 및 AI 등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처럼 백신 위탁생산을 늘림으로써 바이오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반도체 파운드리처럼 백신, 의약품 분야에서도 캐파(CAPA·생산능력)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SK도 AI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 SK스퀘어, SK하이닉스 3사가 ‘SK ICT 연합’을 구성하고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 미래기획팀 강화 등 조직개편을 통해 AI 컴퍼니로서의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I서비스 △기존 사업의 AI 기반 재정의 등 추진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홍보 이미지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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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LG는 점차 수익이 늘어나는 사업인 이차전지(배터리)·전장 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에서 29명의 승진자를,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7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LG전자의 경우 흑자전환한 전장사업에 고삐를 죄기 위해 VS사업본부 산하에 ‘VS오퍼레이션그룹’을 신설했고 역량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황용식 교수는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을 했던 만큼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역량이 있는 기업”이라며 “모바일 사업을 토대로 미래에 배터리·전장 분야에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컨트롤타워인 GSO(Global Strategy Office)를 신설키로 했다. GSO의 각 부문 인사 및 세부 역할은 이번 달 중 결정할 예정으로, 그룹 핵심사업 간 연계를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공급망 위기 관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직도 꾸렸다. 내년에도 계속될 대내외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공급망 인사이트 태스크포스(TF)를 시작으로 다른 3개 기업에서도 글로벌 오퍼레이션 센터 등을 구성해 지정학적 리스크에 발빠르게 대처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대표체제 유지 및 다수 임원 유임을 통해 내년 공급망 및 재무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중용한 3040 인재를 토대로 신산업 발굴 및 기술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