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종구 기자
2005.02.14 14:00:00
[edaily 강종구기자] edaily 봄스(BoMS) 멤버인 김일구 랜드마크투신 운용본부장은 14일 연초 채권금리 급등에 대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오히려 지난해 채권시장의 경기에 대한 시각이 과도하게 비관적이었으며 수년동안 줄곧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에 조그만 신호에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 얘기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4월에 가서야 펀더멘털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인만큼 금리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 채권금리 급등, 당연하다
연초부터 시작된 금리상승세의 근간에는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깔려있다.
수급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것이라거나 경기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따른 오버슈팅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필자는 정상적인 금리상승세라고 판단한다.
물론 경기회복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서 확인되지도 않은 루머에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데만 급급하고 있는 채권시장을 비이성적이라고 보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것 자체가 시장의 참 모습이라는 것인데, 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지난해 연말까지 채권시장이 기대하고 있었던(금리수준이 반영하고 있었던) 경기예상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고, 그래서 조그마한 펀더멘털 개선 신호에도 금리수준은 크게 바뀔 필요가 있었다.
둘째,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변화는 실제 펀더멘털에 대한 확인보다는 몇개월 선행하는 속성이 있고, 루머에서 확인까지의 시간 동안 시장은 항상 광분한다는 점이다.
◇ 사생결단은 4월..우선은 살고 보자
내수가 반짝 상승세든 아니면 바닥에서 나타나는 횡보 움직임이든 어쨌든 더 나빠지지 않는 상태로 들어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경우 지난해 연말까지 금리가 별로 하락한 것이 없다면 조그마한 펀더멘털 개선 신호에 채권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까지 금리가 줄곧 하향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조그마한 신호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많이 먹었고, 더 먹을게 별로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질지 아니면 지난 몇년간 그랬듯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였다가 다시 나빠질지 결론은 4월에나 나게 되어 있다.
지난 2001년과 2002년에도 연간전망은 상반기에 나쁘고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식이었는데, 금리는 연초에 급등하고 4월에 고점을 찍었다. 4월에 가서야 비로서 하반기 펀더멘털의 참 모습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3월 결산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결산에 신경쓰다보면 금리수준이 사기에 적당해도 금리상승시에는 매입시점을 늦추기 마련이다.
진정한 승부를 원한다면 4월에 사생결단을 낼 일이며, 전의를 상실한 패잔병들로 가득찬 전장터에서는 목숨부터 건사하고 볼 일이다.
◇ 한은, 금리 올리고 싶지 않을까
올해 금융시장 환경이 채권에 일방적으로 불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해 볼려면 아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지난번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만 보더라도 이제는 경기회복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또 실물경기의 확연한 회복 이전에 나타날 수 있는 자산가격의 버블 움직임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든 경기가 회복만 되어 달라고 하던 지난해 연말과는 다르다. 정부는 미세처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헌재 장관은 강남 집값에 대해 경계했지만 미세처방은 없다.
미시적인 방책은 없고 거시적인 처방만 할 수 있는 한국은행은 어떨까? 금리인상 얘기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느끼지 않을까?
실물경기가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금리인상을 늦추다가는 자산가격이 너무 올라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금리인상 경계감을 시장참가자들에게 심어주어 자산가격이 너무 오르는 것을 막는 것이 실물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채권투자에 아직 시간이 필요한 이유이다.
◇ 미·중 동반 금리인상시 글로벌 리세션
글로벌 환경을 생각해보면, 올해의 핵심적인 이슈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와 중국의 금리인상 및 위안화절상 중 선택이다.
그린스펀이 이미 지난해 11월 소비둔화와 재정지출 억제를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겠다고 공언한 이상 미국은 올해도 작정하고 금리를 올린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저평가된 통화를 갖고 있어 물가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이 우리도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려야겠다고 나선다면 글로벌 리세션이 시작될 것이다.
채권쟁이들로서는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챤스가 될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절상에 나선다면 중국을 태양으로 해서 먹고 사는 아시아권 전반의 붐(boom)이 시작될 것이다. 성장률은 오르겠지만 아시아를 노리고 들어 오는 돈으로 넘쳐날 것이다.
통안채 발행부담이 상당하고 콜금리인상 압박이 계속되겠지만 미국채 10년물과 국고채 10년물 사이에 금리차가 100bp 정도면 장기채권으로 승부를 걸어볼 만 할 것이다.
붐 이후에 찾아 올 불황(gloom)에 대비하는 돈도 많을 것이고, 아시아로 흘러들어올 돈 중에는 통화가치 절상과 미국금리대비 높은 금리에 끌린 채권투자자금들도 많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