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러시아에 우크라 공격용 미사일 400발 보내"
by양지윤 기자
2024.02.22 09:53:53
도로 이동형 미사일, 최대 700km 타격
지난해 양국 협의 거쳐 1월 초 선적
"러시아행 미사일, 조만간 추가 선적"
미국 "러시아, 이란 무기 도입 임박 우려"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지대지 탄도 미사일 400기를 제공하면서 두 나라 간 군사 협력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소식통 6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구조대원이 6일(현지시간) 동북부 최전선 지역인 하르키우주 쿠피얀스크에서 러시아군 미사일 파편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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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이 제공한 미사일에는 졸파가르와 같은 단거리 탄도 무기인 ‘파테흐-110’ 계열 미사일이 다수 포함되었다고 3명의 이란 소식통이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도로 이동형 미사일은 300~700km(186~435마일) 거리에 있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소식통 중 한 명은 지난해 말 테헤란과 모스크바에서 열린 이란과 러시아 군사 및 안보 당국자 간의 회의에서 협상이 타결된 후 1월 초에 선적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 군 관계자는 “최소 네 차례의 미사일 선적이 있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미사일이 선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세한 내용은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또 다른 이란 고위 관리에 따르면 미사일 중 일부는 카스피해를 통해 배로 러시아로 보내졌고 다른 미사일은 비행기로 운송됐다.
이와 관련해 이란 국방부와 이란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정예부대인 혁명수비대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러시아가 이란에서 미사일을 입수했다는 공식 정보가 없다”면서도 “탄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이라고 밝혔다.
탄도미사일 거래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란 강경파 통치자들은 러시아,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저항하고 정치적 고립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수만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한 이후 이란과 러시아 간의 국방 협력 관계는 더 긴밀해졌다는 평가다.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 안보 대변인은 1월 초 러시아가 이미 북한에서 공급받은 미사일 외에도 이란에서 단거리 탄도 무기를 도입하는 게 임박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미국이 (이란과 러시아의) 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를 봤지만, 아직 인도가 이뤄졌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