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재은 기자
2013.04.29 12:00:00
선박금융 회전한도 방식 도입..2조원 지원확대 효과
중소 중견건설사 이행성 보증발급·제작금융 확대
해운사 외항선박운항자금 신규 도입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수출입은행이 건설, 조선, 해운 등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대 취약산업에 5조원의 금융지원을 시행한다.
수출입은행은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중소·중견 해외건설업계 초청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이수건설, 대아공무 등 중소·중견 해외건설업계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건설부문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실질적인 금융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수은은 우수한 기술력과 프로젝트 사업성을 지닌 중소·중견 건설사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올해 총 1조원의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주와 물동량 감소, 시중은행 지원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조선, 해운 부문도 지원한다. 국내 조선사에게는 올해 3조 5000억원의 선박제작금융을 지원하며, 해운사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늘리기 위해 외항선박운항자금을 도입하는 등 총 50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은은 우선 중소, 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해외건설공사의 이행성 보증 발급시 무담보 신용취급을 크게 늘린다. 신용도가 취약한 중소, 중견건설사에 제작자금을 지원할 경우 에스크로 계좌를 설정키로 했다. 이행성 보증이란 건설공사계약 이행전 발주자가 요구하는 은행보증서 발급으로 일종의 신용보증이다.
세계은행(World Bank),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재원이 확실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중소·중견건설사에겐 수출팩토링을 적극 취급할 방침이다.
수출팩토링이란 해외건설공사를 통해 발생하는 기성대금 매출채권을 수은이 매입해 건설사에 지원해주는 제도다. 이밖에 신용취급이 곤란한 중소기업을 위해 기존 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외에도 건설공제조합, 전문건설공제조합 등을 적격 담보인정기관으로 확대했다.
조선사에 대해서는 선박여신한도 운영방식을 마이너스 통장처럼 대출금을 갚으면 새로운 한도가 발생하는 ‘회전한도’방식으로 변경, 총 2조원의 한도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엔 연간 승인한도를 설정, 한도범위내에서 누적적으로 승인하던 ‘소진한도’방식이었다. 수은은 또 해외 등 선박구매자가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수은이 보증하는 ‘선박 프로젝트채권 보증제도’를 도입한다.
또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SK해운 등 국내 해운업계는 세계경기 침체로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발행이나 유상증자에 나서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은은 외항선박운항자금을 신규 도입해 국내 해운사가 용선 계약을 맺을 경우 미래 운송료 수익을 담보로 운항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수은 관계자는 “건설·조선·해운부문은 우리나라 주력 수출산업이자 고용창출과 전후방 파급효과가 큰 경제버팀목인데도, 대내외 경기회복 지연과 상업금융기관들의 금융지원 축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은은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취약부문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미래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경쟁우위까지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수은은 현재 5조원인 지원규모를 필요시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