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8.07.03 13:17:35
아현뉴타운 아현3구역 294㎡(89평) 3천만원 책정
뉴타운사업 본래취지 무색..고분양가 주도 논란 재연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강북 뉴타운에서 사상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짜리 고가 아파트가 나온다. 이에 따라 강남·북 격차 해소,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진행된 뉴타운 사업이 고분양가만 주도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3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아현뉴타운내 아현3구역 조합은 294㎡(89평-전용 244㎡) 일반분양가를 3.3㎡당 3000만원으로 잠정 책정했다. 총 6가구 중 3가구가 일반분양되며 분양가만 26억7000만원에 달한다.
또 아현3구역 254㎡(77평-전용 210㎡) 분양가도 3.3㎡당 2900만원으로 잠정 결정됐다. 이밖에 142㎡(43평) 3.3㎡당 2300만원, 168㎡(51평) 3.3㎡당 2400만원, 214㎡(65평) 3.3㎡당 2500만원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역은 지난 5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내년 상반기 본 공사가 시작되면 2011년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시기는 내년 1~3월로 예상되고 있다. 시공사는 대우건설(047040)과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컨소시엄이다. 아현 3구역은 총 3063가구(임대 524가구 포함) 대단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형 평형을 펜트하우스급으로 준비하고 있어 일반 분양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뉴타운과 함께 강북 재정비사업을 이끌고 있는 균형촉진발전지구도 고분양가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합정동 균형촉진발전지구 사업은 분양가격이 3.3㎡당 2373만~3515만원으로 확정됐다. 강북지역 내 주상복합아파트가 3.3㎡당 3500만원을 넘기는 뚝섬, 용산 일대를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분양 가격이 높아진 이유는 땅값 때문이다. 뉴타운 지정 후 땅값이 급등하면서 일반분양가격이 상승했다는 게 건설사의 설명이다.
B건설사 관계자는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임차인에 대한 이주비 및 주거안정대책 자금 지급이 의무화되는 등 사업자 부담이 커졌다"며 "조합 내부에서도 뉴타운 지정효과는 거의 없고 땅값만 끌어올려 일반분양가만 높아졌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 뉴타운 사업이 본래 의미는 퇴색하고 고분양가만 주도하는 사업으로 전락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뉴타운 사업의 본래 취지는 강북을 강남 수준으로 탈바꿈하는 것이지만 아파트 분양가만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다른 효과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도 "현재의 뉴타운 사업은 땅값 폭등, 지분 쪼개기 등 각종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