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하기 싫냐"…족구 못한다고 귀 깨물고 폭언한 팀장

by채나연 기자
2024.10.03 14:11:37

현직 소방경 계급 소방관 동료 성추행 혐의로 피소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한 소방대원이 파견 근무지에서 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팀장은 족구를 못 한다는 이유로 소방대원의 귀를 깨물거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의 한 119 센터 파견을 나갔다가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소방대원.(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1월 울산 119화학구조센터로 파견 근무를 나가 이 같은 일을 겪었다는 울산소방본부 소속 7년 차 소방교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해당 근무지로 지원 근무를 시작하던 1월 초부터 50대 팀장으로부터 각종 외모 비하, 모욕적인 발언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팀장은 파견 근무를 나온 A씨에게 “대가리(머리) X나 크네. 앞으로 ‘대만’으로 부르겠다”라며 “대만이 무슨 뜻인 줄 아냐? 대가리 만평이다”라고 외모를 비하했다. 또 A씨의 신체 비율을 지적하며 “너는 전체적인 신체 비율이 좋지 않으니, 윗옷을 바지에 넣어 입어라”고도 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 8월 30일 팀장의 지시로 족구에 참여했다. 그런데 A씨가 공을 놓치거나 실수를 할 때마다 팀장은 다가와 얼굴과 어깨를 감싸고 귀를 물었다.

제보 영상에는 공을 던지는 순간 팀원에게 다가가 얼굴을 감싸 쥐고 밀착하는 팀장의 모습이 담겼다.

A씨가 “아프다”고 하자 팀장은 “실수하면 또 물거다. 다른 직원들도 이렇게 맞으면서 배웠다. 그래야 실력이 빨리 는다”라고 말했다.



A씨는 팀장이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귀를 총 5번 깨물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 번은 깨물면서 팀장 입술이 귀에 닿았었다”며 “팀원들 앞에서 이런 일을 겪어 성적 수치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제보 사진에서 A씨의 귀는 깨문 자국과 함께 양쪽 귀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다.

심지어 팀장은 A씨가 족구를 못 한다는 이유로 “발 잘라 버릴까”, “소방관 생활하기 싫냐”, “그만하게 해 줄까”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동은 족구가 끝나고 나서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최근 상해죄(성추행), 폭행죄, 모욕죄 혐의로 팀장을 고소했다.

팀장은 현재 다른 곳으로 인사이동을 받아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현재 수사에 착수해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