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질병퇴치기금 '폐지'…16개 기금·34개 사업에 '구조조정' 권고
by권효중 기자
2024.05.28 11:00:00
기재부, '2024년 기금평가 결과' 국무회의 보고
국제질병퇴치기금 '폐지', 2개 기금은 '조건부 존치'
34개 사업·16개 기금엔 구조조정 및 제도개선 권고
국민연금 작년 수익률 14.14%로 '역대 최고'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정부가 25개 기금 중 폐지가 확정된 출국납부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국제질병퇴치기금에 대한 폐지를 권고했다. 또 16개 기금, 34개 사업에 대해서는 제도개선 및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4년 기금평과 결과’를 28일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기금운용평가단은 민간전문가로 구성돼 해마다 기금의 존치 타당성과 사업·재원구조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금존치평가와, 운용 성과 및 운용체계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기금운용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기금운용평가단은 25개 기금에 대한 기금존치평가를 통해 국제질병퇴치기금은 폐지를 권고하고, △농업·농촌 공익기능증진 직접지불기금 △사학진흥기금에는 조건부 존치를 권고했다.
그간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갈 때는 1인당 1만원의 출국납부금과 더불어 1000원이 국제질병퇴치기금으로 부과됐는데 이는 대표적인 ‘그림자 조세’로 지적됐다. 이에 지난 3월 비상경제민생회의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통해 출국자납부금은 7000원으로 낮추고, 국제질병퇴치기금은 폐지가 결정됐다. 평가단은 관련 기금 폐지와 사업 구조조정을 권고했다.
또한 나머지 2개의 기금 역시 수입 대부분을 외부 재원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농업·농촌 공익기능증진 직접지불기금은 사업 이관을, 사학진흥기금은 사업규모 조정을 조건으로 존치해야 한다는 권고다. 나머지 22개 기금에 대해서는 존치가 타당하다고 봤다.
사업 적정성에 대해서는 평가 대상 457개 사업 중 34개 사업과 16개 기금에 대해서는 구조조정과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민관협력 국제질병퇴치 사업 등 3개 사업은 국제질병퇴치기금이라는 재원 확보가 어렵고, 다른 사업과 중복되고 있어 폐지 및 이관을 권고했고, 한국학 강좌 운영, 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지원 등 31개 사업은 지원 대상과 방식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재원의 적정성 측면에서는 여유 자금이 과다한 근로복지진흥기금 등 7개에 공자기금 예탁 확대를 권고했다. 또 여유 자금이 부족한 국민건강증진기금 등 7개에는 사업 조정과 새로운 수입원을 발굴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국민연금을 제외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기금 등 23개 기금에 대한 기금운용평가 결과 평점은 72.1점으로 전년(73.1점) 대비 1점 하락했다. 평가대상기금의 상대수익률이 하락했고, 일부 기금의 전문성과 독립성 미흡이 주된 하락의 원인이었다. 다만 평가단이 ‘우수’ 등급 이상을 부여한 기금은 13개로 전년과 같았다.
별도 평가를 실시하는 국민연금기금은 지난해 14.14%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2년에 비해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물론,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냈다. 이는 세계 5대 연기금 평균 수익률인 12.04%를 뛰어넘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에 전년(77.7점) 대비 평점이 78점으로 상승했고, 평가등급 역시 ‘양호’를 유지하게 됐다.
한편 정부는 이번 기금평가 결과를 내년도 기금운용계획 수립 등 재정운용에 활용하고, 이달 말 국회에 제출한 후 ‘열린재정’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