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베트남 판매 1위 탈환 나선다

by박민 기자
2023.06.21 11:16:19

베트남, 동남아 4위 車생산·판매국
2019~2021년 3년 연속 1위 올라
지난해 도요타에 밀려 2·3위에 그쳐
“신차출시·현지생산으로 1위 탈환”

[이데일리 박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베트남에서 ‘판매 1위’ 탈환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판매 1위를 수성했던 현대차·기아는 지난해에는 일본 도요타에 밀려 2·3위에 그친 바 있다. 올해 신차 출시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라인업을 토대로 다시금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2022년 11월 현대차 베트남 생산합작법인 2공장 준공식.(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21일 베트남에서 엑센트, 크레타, 싼타페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판촉 활동에 주력하면서 하반기에는 신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목적차량(MPV) 모델 등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7월부터 현지에서 본격 생산하며 베트남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베트남 닌빈성에 생산합작법인 ‘HTMV’를 설립하고 그랜드 i10, 아반떼, 투싼, 싼타페를 생산했다. HTMV에서 출고된 차량은 2017년 1만5570대, 2018년 5만8111대, 2019년 7만4973대 판매되며 베트남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장했다.

현대차는 HTMV 출범 2년만인 2019년에 토요타(7만9328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등극했다. 이어 2020년과 2021년까지 3년 연속으로 베트남 시장 판매 1위에 올랐다. 아울러 2021년에는 판매합작법인(HTV)을 설립하고 지난해 9월에는 HTMV 2공장을 준공하는 등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합작법인 HTMV 1, 2공장에서는 아이오닉 5, 베뉴, 팰리세이드 등 4개 모델을 추가로 생산할 계획으로 총 12개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 2공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현지 생산 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됐다”며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로 판매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대차 아이오닉 5’ 출시 행사 모습.(사진=현대차)
기아도 올해 쏘넷, 카니발, 스포티지, K3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판촉 및 마케팅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4년 베트남 THACO와 CKD(반제품 조립 방식) 사업을 시작한 기아는 주요 차종의 현지 생산과 신차 적기 투입, 마케팅 강화 등을 바탕으로 2018년 2만8986대, 2019년 3만103대를 판매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년 대비 전체 수요가 급감한 2020년 당시 토요타, 마쯔다, 포드 등 대부분의 업체의 판매가 감소한 것과 달리 기아는 30.2% 늘어난 3만9180대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음해인 2021년에는 4만5532대를 판매했고 지난해는 처음으로 연간 판매 6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1·2위를 점유했지만 지난해에는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내준바 있다. 현대차는 2022년 전년 대비 15.7% 증가한 81,582대를 판매하며 도요타에 이어 연간 판매 2위를 차지했으며, 기아도 33.4% 늘어난 60,729대 판매로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판매에 속도가 붙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5월까지 2만2903대를 판매하며 도요타(2만1547대)를 제치고 누적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기아도 1만3951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하반기에도 생산 능력 확대, 판매 차종 다변화 등 점유율 확대를 통해 베트남 시장 1·2위를 탈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 크레타.(사진=현대차)
베트남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은 동남아 4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으로, 최근 경제 성장과 맞물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자동차제조협회(VAMA)에 따르면 지난 한해 베트남에서는 전년 대비 33.0% 증가한 총 40만4635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다. 이는 종전 최고 판매였던 2019년의 32만1811대를 넘어선 것이다.

전체 판매 중 승용차가 31만6941대로 78%의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의 21만4385대와 비교해 증가한 수치로, 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영향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베트남 경제가 회복되면서 승용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맞물려 베트남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2025년에는 연간 판매량이 5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트남 정부는 탄소중립국 달성을 목표로 2050년까지 베트남 내의 모든 차량을 전기차 또는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 및 판매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며 “확고한 품질 경쟁력과 우수한 상품성을 바탕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