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아워홈 ‘남매의 난’, 3녀 구지은 승기 잡았다

by김무연 기자
2021.06.04 11:06:09

이날 주총서 구지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 통과
구 부회장 편 섰던 장녀 구미현도 합류… 지분 59.55% 확보
구본성 부회장, 보복운전 혐의로 실형… 입지 좁아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아워홈에서 발발한 ‘남매의 난’에서 세 자매가 승기를 잡았다.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과 삼녀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 간 분쟁에서 두 언니와 손을 잡은 구 전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하는데 성공하면서 구 부회장은 실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사진 왼쪽)과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사진=이데일리 DB)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전 대표가 제안했던 신규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통과시켰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구 전 대표는 21명에 달하는 신규이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워홈 정관상 이사 수의 상한선이 정해지지 않은 점을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 구성은 구자학 회장과 네 자녀, 유덕상 아워홈 대표이사를 포함 10명의 등기임원과 1명의 미등기임원 총 11명으로 이뤄졌다. 이번 이사회에서 21명의 친(親) 구 전 대표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구 전 대표는 아워홈 이사회 주도권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다. 이어진 이사회에서는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도 결정됐다.



이사회는 물론 아워홈 지분율도 사실상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지난 12월 기준 아워홈 지분율을 살펴보면 4남매의 장남인 구 부회장이 38.56%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다만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 삼녀 구지은(20.67%)씨의 지분을 합하면 구 부회장의 지분율을 넘는 59.55%가 된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창업한 단체 급식 업체다. 본래 3녀인 구 전 대표가 경영 수업을 받아왔지만, 2016년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하면서 구 전 대표는 씨는 자회사인 캘리스코로 이동했다. 이후 구 부회장의 취임을 반대하기 위해 임시주총을 소집했지만, 당시 언니인 구미현 씨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구 전 대표가 언니들과 세를 합칠 수 있었던 까닭은 구 부회장의 일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일 보복운전 등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 등 문제까지 겹쳐 구 부회장의 퇴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