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100만 인파 몰린 시복식…아름다운 '퇴장'

by유재희 기자
2014.08.16 12:39:23

무질서·쓰레기 無

[이데일리 유재희 조진영 임현영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한국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 미사를 집전한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최측 추산 100만명, 경찰 추산 90만 명 규모다.

시복 미사 후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퇴장하면서 주변 도로와 지하철 일대가 매우 혼잡해 질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평화와 겸손, 희생의 모습을 몸소 실천한 교황의 가르침 때문인지 신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질서 있는 퇴장을 보이며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시복 미사에 참석한 17만 가톨릭 신자와 수십만 명의 시민들은 시복식이 끝난 뒤 사회자에 안내 멘트에 맞춰 성당별로 피켓과 깃발을 들고 줄 지어서 차례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안쪽에 자리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순서가 되기 전까지 차분히 대기하며, 바닥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부분 자신의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퇴장하고 있는 가운데 혹시라도 쓰레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서로 주워가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퇴장순서를 기다리던 이기호(28, 대구)씨는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퇴장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모였으니 질서 정연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역도 시민들의 질서 정연한 탑승이 이뤄졌다. 박성배(57) 종각역장은 “시복식 후 사고 없이 원활한 지하철 탑승이 이뤄지고 있다”며 “가톨릭 신자와 시민들이 안내에 잘 따라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안전한 귀갓길을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시복미사를 마친 후 쓰레기 봉투를 챙겨 퇴장 순서를 기다리는 가톨릭 신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