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임일곤 기자
2012.03.13 12:51:45
"보잉 불공정 보조금으로 에어버스에 손해"
美-유럽, WTO 판결에 서로 승리 주장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의 항공사 보조금 분쟁에 대한 판결을 놓고 서로 자기들이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WTO 항소기구는 미국의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미 정부로부터 50억달러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받아 경쟁 항공 제조사인 유럽 에어버스에 손해를 입혔다는 기존 판결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잉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로부터 연구 개발비로 수십억달러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았으며 이를 통해 `787 드림라이너`를 런칭, 경쟁사인 에어버스에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3월 보잉이 미국 정부로부터 53억달러 규모의 보조금 혜택을 받았다는 WTO 판정에 대해 미국측이 항소를 제기해 나온 것이다. 앞서 WTO 항소기구는 EU가 에어버스에 약 150억달러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제공했다고 판결한 바 있어, 이번 판결을 통해 미국의 보조금 규모가 EU보다 적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WTO 항소기구 판결을 놓고 미국 정부와 EU는 서로 자기가 승리한 것이라며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보잉이 받은 보조금 규모가 에어버스의 보조금보다 훨씬 적다는 것을 강조했다. 론 커크 USTR 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결정은 미국 제조사들과 노동자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미국을 공정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커크 대표는 보잉의 보조금 여파로 에어버스는 118대 항공기 판매 손실을 보았지만, 에어버스 보조금으로 보잉은 342대 항공기 판매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어버스도 성명을 통해 "WTO 항소기구의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불법적으로 보잉에 보조금을 조달한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반면 유럽 정부는 에어버스에 대한 합법적인 대출을 계속할 것"이라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