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빅5 실적]현대건설, 매출 10조 돌파했지만…

by이태호 기자
2011.02.10 10:18:24

국내사업 매출은 대부분 성장 `정체`
대림·GS·대우 주택부문 매출 10%대 급감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지난해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연 매출 10조원 돌파`라는 신기원을 세웠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의 성장세는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둔화됐고, 국내사업 매출액 증가율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인해 도급사업이 크게 줄어들었고 정부의 출구전략에 따른 공공부문 발주가 급감한 탓이다.

10일 현대·삼성·GS·대우·대림 등 5대 건설사의 2010년 잠정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부문 합산 매출액은 36조39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비 증가율은 3.5%로 2009년에 8.4% 증가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반토막났다.
 

▲ 자료: 각사 2010년 실적IR 보고서 *삼성물산은 상사부문, 대림산업은 유화부문 제외

기업별로는 주택사업 비중이 비교적 높은 대우건설(047040)과 대림산업(000210)의 외형감소가 두드러졌다. 각각 전년비 5.1%와 5.5% 줄어든 6조7343억원과 5조12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5대 건설사중 매출성장폭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건설부문)으로 10.6% 성장했고, 현대건설(7.8%)과 GS건설(7.0%)이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매출 10조46억원 달성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올렸지만, 성장률은 전년(27.5%)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성장 정체는 국내 사업에서 두드러졌다. 국내-해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 삼성물산(000830)을 제외한 4개사의 국내 매출 합계는 19조7346억원으로 전년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가 2.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실질적으로 외형이 줄어든 셈이다.



국내 사업의 매출 정체를 이끈 핵심은 주택사업 부진이다.

그 중에서도 대림산업은 가장 눈에 띄는 부진을 보였다. 2010년 건축부문(주택 포함) 매출이 1조8122억원으로 전년비 14.0% 급감한 것. 대림산업은 "주택공급을 축소한 영향으로 외형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006360)은 주택부문 매출이 2조2680억원으로 10.3% 감소했고, 대우건설은 1조5912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 매출을 1조4700억원으로 더 축소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았던 현대건설(000720) 역시 국내 건축부문 매출은 2조4648억원으로 2009년 2조4640억원에서 변동이 없었다.

토목부문 매출도 공공공사의 발주 감소로 좋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3.1% 줄어든 1조6123억원, 대우건설은 0.3% 줄어든 1조60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GS건설과 대림산업은 토목 매출이 비교적 크게 증가하면서 주택부문의 외형 감소를 메웠다. 대림산업은 2009년 대비 14.9% 급증한 1조4503억원, GS건설은 5.4% 늘어난 1조1320억원의 토목 매출을 올렸다.
 
한편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공공부문 토목공사 수주액은 25조7395억원으로 2009년 42조7823억원 대비 40%나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