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2만원에 도심 캠핑 즐길 수 있어

by조선일보 기자
2009.07.27 15:49:00

강동 一자산(字山) 가족캠프장

[조선일보 제공] 도시 사람들은 풀벌레 소리 들으며 별 헤아리는 밤을 동경한다. 그러나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느끼러 가는 길은 대개 멀고도 험하다. 시간과 돈을 절약하면서 교외에 놀러 나간 기분을 만끽하고자 한다면 다음 달 개장하는 강동구 둔촌동 일자산(一字山) 자연공원 내 가족캠프장에 가볼 만하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야외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고 텐트도 빌려준다니 짊어질 짐이 적다. 게다가 길동자연생태공원과 강동그린웨이, 허브천체공원, 약수터 등이 캠프장 지척에 있어 밤낮으로 심심할 일은 없겠다.



1만5000㎡ 규모로 조성되는 가족캠프장에는 오토캠프장 8면을 포함해 총 56면의 캠프장과 운동장이 들어선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2000원(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으로 입장만 하면 캠프장 내 마련된 나무탁자·평상·야외그릴·수도시설·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입장료와 텐트 대여비(1만5000원)를 합쳐 2만원대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침낭·버너·코펠 등도 1500~2000원을 내고 빌릴 수 있다.

가족캠프장이 들어선 일자산은 강동구와 경기도 하남시에 걸쳐 있는데 경사가 높지 않아 등산보다는 산책하기가 좋다. 또 이곳엔 배드민턴장과 약수터가 많아, 가족캠프장을 찾는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 달 8일부터 16일까지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2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20일부터 홈페이지를 열어 인터넷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www.igangdong.or.kr, (02)480-1396



▲ 다음 달 개장할 서울 강동구 둔촌동 가족캠프장 인근 ‘강동 그린웨이’ 를 주민들이 걷고 있다. 3.5km 구간의 강동그린웨이는 국제시민스포츠연맹으로부터‘걷기좋은 코 스’로 인증받았다./서울 강동구 제공


가족 캠프장에 짐을 풀었다면, 일자산을 슬슬 걸어보자. 해발 300m의 낮은 산이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제법 쏠쏠하다.

새벽 일찍 일어나면 해발 155m쯤에 위치한 해맞이 광장에 가서 일출을 볼 수 있다. 해맞이 광장에 가는 길에는 '둔굴'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고려 말기 문인 이집(李集) 선생이 세도가 신돈(辛旽)의 박해를 피해 살았던 바위굴이 바로 이곳이다. 둔촌동이라는 지명도 이집 선생의 호 '둔촌(遁村)'에서 유래됐다.

일자산에서 산기슭의 허브천문공원에 이르는 3.5㎞ 그린웨이 구간은 국제시민스포츠연맹으로부터 '걷기 좋은 코스'로 인증을 받은 산책로다. 하루 평균 1500명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또 일자산 자락에 잔디광장·농구장·X스포츠(인라인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 게임장도 갖춰져 있어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풀 수 있다.

그린웨이를 거쳐 허브천문공원에 도착하면 입구에서부터 각종 차(茶)와 약초 냄새부터 맡을 수 있다. 2006년 개원한 이곳은 6만t 식수가 저장된 배수지(물탱크) 상단에 허브 3만여본을 심어 만든 공원이다. 2만5500㎡ 규모로 캐모마일·라벤더·재스민·락스퍼·램즈이어 등 120여종의 허브가 심어진 허브원, 약용식물·자생식물 47종이 심어진 약초원·자생원, 암석원, 온실, 관천대(觀天臺), 전망데크, 놀이터,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공원바닥에 282개 조명을 설치해 쌍둥이자리·사자자리 같은 별자리를 연출하고 빛의 색이 수시로 변하게 만들어 놓아 밤에도 사람들이 찾아온다. 또 다음 달 15일과 19일 오후 7시부터는 '별보고(寶庫), 달보고, 국악기보고' 음악회가 열린다.



어린이들은 산에서 펼쳐지는 생태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숲속여행' 프로그램이 일자산자연공원에서 매주 한 번 진행되며, '둔촌습지 생태 모니터링'은 둘째·넷째 토요일 오후에 생태전문가의 강의와 함께 진행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전화를 통해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02-480-1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