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넘기면 대한통운은 덤?

by김수연 기자
2009.06.02 11:33:07

대우건설, 대한통운 지분 23.95% 보유
아시아나 등과 나란히 단일 최대주주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처리를 두 달 유예 합의한 가운데, 대한통운(000120)에 튈 불똥이 관심을 끈다.

대우건설(047040)이 대한통운의 상당 지분을 보유, 대우건설 매각시 대한통운 경영권도 안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호가 대우건설을 포기못하는 이유 중에는 이처럼 어렵게 사들인 알짜 계열사 둘의 경영권이 한꺼번에 위협에 노출되는 사태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통운 공시에 따르면 5월 20일 기준 대한통운 지분은 ▲아시아나항공 23.95% ▲대우건설 23.95% ▲대한통운 자사주 23.95% ▲금호생명 1.84% ▲금호피앤비화학 1.46% ▲금호개발상사 0.12% 등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대우건설 경영권이 바뀔 경우, 산업은행 PEF가 근소한 차이로 대한통운 2대주주가 되는 것.

물론 대우건설이 산업은행의 사모펀드(PEF)에 편입된다 해도, 실제로 당장 대한통운 경영권까지 위협할 가능성은 당장은 낮다는게 금융권의 해석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현재 산업은행 PEF로 대우건설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하면서도, 금호의 경영권은 최대한 보장하고 재매입 우선권도 주며, 산업은행의 간섭은 최소화한다는 맥락에서 얘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이 대우건설 경영도 개입 안하겠다는데 하물며 (2대주주라고) 대한통운에 간섭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대한통운의 자사주 23.95%도 불완전하나마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는 직접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사용될 수 없지만, 유사시 매각 등의 여러 수단을 통해 방어용으로 동원 가능하다.

그러나 몇년 뒤 금호아시아나측에서 대우건설을 재매입하기 어려워진다든가, 또다른 변수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지금과 달라질 경우를 배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일단 팔고나면 대우가 다시 금호에 돌아기가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대세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입장에서는 대한통운 경영권 방어전략도 별도로 세워야 하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로서는 상당히 고민되는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