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중과 폐지에도 강남 재건축 `잠잠`

by박성호 기자
2009.03.16 13:28:15

잠실주공5단지..2주새 3000만원 하락 급매물
개포주공1단지, 둔촌주공1단지 등도 `무표정`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정부의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 폐지에도 강남 재건축아파트 시장은 조용하기만 하다.

재건축아파트는 특성상 다주택자 보유 물량이 많아 양도세 중과 규정 폐지에 민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강남권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10억8000만원 가량이었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2㎡는 현재 10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2주새 3000만원 정도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같은 아파트 119㎡도 전주 대비 3000만원 가량 떨어진 12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등장했다. 집주인이 이번주 안으로 집을 처분해야 해 최근 급매물 가격보다 더 낮춰 인근 중개업소에 내놨다.

개포주공1단지 50㎡형과 43㎡형은 각각 8억4000만원과 6억6000만원으로 이달 초 시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을 폐지했지만 시장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매수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쉽게 거래에 나서려고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까지 저가 매물에 대한 거래가 일단락되면서 대기수요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잠실주공5단지 중앙공인 관계자는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가격이 떨어지면 사려고 했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매수 의사를 접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매도자들은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개인 사정상 급매물을 내놓는 매도자들이 가격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의 정준수 미래공인 대표는 "중과 폐지가 오늘부터 시행됐지만 관련법(소득세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이후에나 물건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앞서 정부가 추진하던 규제완화책들이 국회 처리과정에서 지연되는 것을 보면서 섣부르게 움직이려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금리 하락, 보유세 완화, 양도세 완화 등으로 강남권 아파트들은 좀더 시간을 끌며 버틸 여지가 많아진 셈"이라며 "당장의 거래증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비강남권 지역의 다주택자 매물이 나와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