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성호 기자
2008.07.24 11:37:10
전문가, 가을철 전세수요 증가에 따른 강보합세 유지 전망
거래량 감소, 경기침체 불구 주민 기대 여전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올 봄부터 집값이 치솟던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등 강북 3구에서 최근 급매물이 등장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 일각에서는 강북 아파트값도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역 중개업자와 주민들은 최근 급매물 출현은 대세 하락이 아닌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을철 성수기가 돌아오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얘기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80㎡(24평)는 최근 3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올 봄 한때 3억6000만원까지 거래된 이 아파트는 그 후 500만원 가량 하락한 가격으로 시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실거래가보다 2500만원 정도 싸게 시장에 나왔다.
노원역 인근의 상계주공4단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공4단지 56㎡(17평)는 최근 매매가보다 1000만원 정도 내린 급매물(2억1000만원)이 등장했다.
하계동의 경우에는 급매물 출현이 잦다. 하계동 우성아파트 146㎡(44평)도 1000만원 가량 내린 물건(7억원)이 나왔고 온천청구 105㎡(32평), 한신동성아파트 132㎡(40평)도 1000만원 정도 낮춘 매물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등록됐다.
도봉구의 경우 쌍문동 지역의 일부 아파트 급매물이 단지마다 1∼2개씩 등장하고 있지만 창동은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강북권도 강남권과 마찬가지로 약세로 돌아서는 것 아닌가하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며 고물가, 고금리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 되면 투자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중계동 태양공인 관계자는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거래가 거의 안되고 있다"며 "가을철까지는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간 강보합세를 유지하던 이들 지역이 여름 비수기에 접어 들면서 거래가 부진해졌고 그 때문에 개인 사정상 가격을 시세보다 낮춰 내놓고 있을 뿐이라는 것.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 연구원은 "현재 급매물이 등장하는 빈도를 살펴보면 전체 매물 중 5%도 안된다"라며 "시장 흐름이 약세로 돌아서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도 "상반기 급등할 때와는 현재 상황이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전반적인 하락세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철 비수기와 맞물린 것도 급매물이 등장한 원인 중 하나"라며 "가을철이 돼 전세수요가 더 늘기 시작하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급매물이 나오고 시장 일부에서 하락세를 점치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기대는 여전하다.
상계주공6단지에 살고 있는 정 모씨는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시장에 매물이 없는 까닭은 매수세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을까지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원지역의 인터넷 동호회인 '다음카페 노원사랑방'에서도 '가을 전세난이 시작되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식의 집값 상승 기대감을 반영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 차례씩 올라 오고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의 한 공인 관계자는 "주민들 역시 올 봄과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없는 것 같다"며 "가을철 성수기가 되면 시장 흐름을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계동 삼성공인 관계자도 "대형아파트에 대한 기대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소형은 여전히 소화가 잘되고 있는 편"이라며 "주민들은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가 있는 상황으로 생각하고 매물을 내놓는 것도 잠시 자제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