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정민 기자
2004.05.27 11:53:15
메이저 6개항공사 중 절반 정도만 생존
US에어웨이즈 퇴출 가능성 높아
[edaily 하정민기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지속함에 따라 미국 항공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겨우 탑승객이 911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나 싶었더니 고유가와 가격인하 전쟁이란 이중고가 다시 미국 항공업계를 강타했다.
이에 미국 항공업계가 러시안 룰렛(총알 6발이 들어가는 권총 탄창에 한 발을 장전하는 죽음의 게임) 상태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필립 배갤리 애널리스트는 "향후 10년 안에 미국 메이저 6개 항공사 중 절반 정도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27일 진단했다. 그는 아메리칸에어, 유나이티드에어, 델타에어, 노스웨스트, 컨티넨탈에어, US에어웨이즈 중 3~4개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료비는 항공산업 전체 비용 중 인건비와 함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40달러가 넘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항공업체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운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발 때문에 이를 시행하지 못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컨티넨탈에어는 지난 주 항공료 10달러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철회했다.
유가 문제만 해도 벅찬데 저가 항공사의 출현으로 가격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트블루, 사우스웨스에어, 에어트랜에어웨이즈(ATA) 등 미국 저가 항공사들은 싼 가격을 바탕으로 나날이 입지를 늘려가고 있다.
컨티넨탈에어의 줄리 킹 대변인은 "유가가 앞으로도 높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컨티넨탈의 고든 베튠 최고경영자역시 지난주 애널리스트들과의 미팅에서 "모든 메이저 항공업체들이 생존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누가 첫번째 비운의 주인공이 될 것이냐에 쏠려있다. 가장 유력한 희생자는 US에어웨이즈. US에어웨이즈는 이미 정부로부터 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경험도 있다.
전문가들역시 US에어웨이즈의 위험 노출도가 가장 높다고 분석한다. 블레이락파트너스증권의 항공담당 애널리스트 레이 니들은 "US에어웨이즈의 퇴진 가능성이 가장 높고 그 다음은 유나이티드에어"라고 분석했다.
유나이티드에어도 이미 2002년 파산 신청을 한 바 있어 US에어웨이즈만큼 다급한 형편이다. 유나이티드에어는 생존을 위해 16억달러의 구제금융에 목을 매고 있다.
나머지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델타에어는 노조 문제를 처리하지 못할 경우 파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고 컨티넨탈에어도 취약한 재무구조로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