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디폴트'에 美국민 뿔나.."163년 양당체제 없애고 제3당 등장해야"

by성문재 기자
2013.10.13 16:58:38

유권자 60% "민주-공화 양당 실망..제3당 꼭 필요"
디폴트 시한 5일 앞둔 마지막 주말에도 상대 탓만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1850년대부터 이어져온 미국 민주-공화 양당 체제가 163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가 3주째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까지 고조되면서 미국인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도 워싱턴DC 주변에서는 트럭 운전자들이 셧다운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3~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내 성인 1028명을 상대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 응답자의 60%는 민주-공화 양당 모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다른 제3당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 10년간 같은 내용의 질문을 던져온 갤럽은 이번 조사에서 제3당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유권자들이 셧다운에 이어 디폴트 우려까지 불거진 현 정국에 대해 분노한 것으로 풀이된다.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9일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현재의 상·하원 소속 연방의원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트럭운전자들은 이같은 분노를 행동으로 드러냈다. ‘헌법수호를 위한 트럭 운전사들’이라는 이름의 트럭 운전자 단체는 11일 오전 워싱턴DC로 들어가는 주요 외곽 순환도로 495벨트웨이에서 집단 운행시위를 벌였다.



당초 예상처럼 수 천대의 트럭이 집결하지는 않았지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를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정치권이 셧다운과 디폴트에 대한 해결책을 이른 시일 안에 찾지 못할 경우 더 큰 집단행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소진 시한인 17일을 닷새 앞둔 마지막 주말에도 미국 정치권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원은 12일 아무 조건 없이 국가 부채 상한을 증액하는 법안을 상정했지만 공화당 반대로 부결됐다. 공화당은 채무 한도를 내년 1월31일까지 한시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 반대에 가로막혔다.

백악관은 이날 상원 표결 직후 성명을 통해 “상식적인 부채 한도 증액안이 찬반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연방정부의 현금 보유가 닷새만 지나면 바닥이 나는 상황에서 의회는 당장 셧다운을 끝내고 디폴트 위험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백악관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진전된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바마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국가 부채 상한을 올리면 셧다운 사태는 종료된다”며 공화당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