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인터뷰)"KT 전자책 장터는 고객과 소통의 장"
by함정선 기자
2010.05.11 11:22:17
박종서 홈고객전략본부 상무 "고객과 소통해야 미래있어"
"콘텐츠 수급 가장 어려워..출판계와 관계개선 노력"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KT가 언제까지 통신서비스만 제공하는 KT일까요. 고객을 이해하는 기업이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고객을 이해하는데 콘텐츠 서비스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습니다."
박종서 KT 홈고객전략본부 상무는 KT의 전자책 장터 `북카페`의 탄생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북카페를 통한 콘텐츠 사업이 KT가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업계는 통신사인 KT가 전자책 장터를 오픈하자 직접 뛰어든 이유를 궁금해했다. 애플의 `아이북스` 등 전자책 유통시장에 대한 성장성이 주된 이유로 손꼽혔지만 박 상무는 전자책 장터의 시장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바로 KT가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고객의 성향을 이해하는 통로의 역할이다. 박 상무는 KT가 미래를 준비하려면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늘어나 고객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KT(030200)가 이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며 전화번호, 지역, 성별 등 다양한 고객정보를 갖추고 있음을 고려하면 박 상무의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KT가 보유한 기존 고객정보는 미래 고객정보라고 볼 수 없다"며 "고객의 성향과 스타일을 반영하는 정보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성향, 요구를 기반으로 탄생한 것을 예로 들며 "KT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고객과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1년 KT 경영연구소에 입사해 20년 동안 KT에 재직해온 박 상무는 특히 지난해 IPTV 마케팅에 이어 북카페를 오픈하며 콘텐츠 사업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0일 오픈한 북카페는 전자책 콘텐츠를 사고팔수 있는 장터다. 출판사들의 전자책 외 사용자들도 전자책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박 상무는 "완벽한 오픈마켓을 위해 개인 출판을 지원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6월께 개인 콘텐츠 업로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인들이 도서 콘텐츠를 업로드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콘텐츠 검증 때문이다. 박 상무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다.
"개인 누구나 콘텐츠를 올릴 수 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콘텐츠 검증 시스템과 선순환 구조부터 확립해야 합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신예작가나 이미 개인출판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우선 올릴 계획입니다."
박 상무는 이처럼 검증받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개인 출판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북카페에 누구나 전자책 콘텐츠를 올려 판매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KT는 거대한 통신사지만 전자책 시장에서는 초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북카페 준비부터 오픈, 활성화까지 KT는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 상무는 "콘텐츠 수급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며 "전자책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지만, 일부 중소출판사는 우리가 마치 시장을 빼앗는 것처럼 인식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박 상무는 "저작권 관리, 기술 지원, 와이파이와 3G 통신 지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콘텐츠 수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KT가 전자책 시장의 크기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콘텐츠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업계는 KT의 북카페 오픈을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나온다.
박 상무는 "전자책 산업 자체가 초기이기 때문에 수익보다는 활성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북카페는 자체 수익도 중요하지만 기존 KT 고객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상무는 북카페가 단순한 전자책 콘텐츠 장터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은 전자책 장터와 차별화를 위해 박 상무가 택한 것은 `감성`이다.
"책을 사고파는 곳은 옷이나 신발을 사고파는 공간과는 달라야하지 않을까요.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니 독자들의 감성도 담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습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 책을 사고파는 곳이지만 작가와 독자가 더 가깝게 소통하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