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한형훈 기자
2002.08.09 14:01:54
[edaily 한형훈기자] 뉴욕증시가 최근 시장을 짓눌렀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를 뒤로한 채 사흘째 오름세를 탔다. 서울증시도 사흘째 속등하면서 9일에는 700선 안착을 시도중이다.
과연 뉴욕증시는 이같은 오름세를 얼마나 더 지속할 것인가. 이와관련 국내분석가들은 사흘연속 상승세에 대해 아직은 추세전환보다 기술적 반등이라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시장의 속등세로 단기바닥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긍정적인 모습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스닥과 다우지수의 일봉차트가 쌍바닥 패턴을 보이고 있어 단기바닥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하락추세대에 있는 갇혀 있고 거래량도 미흡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나스닥과 다우존스지수가 각각 1200선과 7500선에서 이미 바닥을 찍고 저점형성 과정의 징후를 보이기만 해도 국내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지난 6월말과 7월초 나스닥지수가 테러후 저점인 1380선 안팎에서 지지 가능성을 보이자 국내시장의 외국인들이 의미있는 순매수 포지션을 취한 것이 좋은 예로 제시되고 있다.
◇사흘반등, 추세전환 성급..바닥확인 과정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성진경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시장의 랠리는 하방경직성을 확보하는 과정인 것으로 분석했다. 단 미국시장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성 연구원은 "최근 미국시장의 급락은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선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3분기 미국경기가 그리 낙관적이진 않지만 침체보다는 둔화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어 이번 반등을 계기로 향후 추가급락의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횡보국면에 가능성을 더 뒀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이윤학 차장도 미국시장이 기술적 반등을 넘어섰다는 징후를 발견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차장은 "하락추세대의 상단이 위치한 나스닥 1360선, 다우 8700선을 뚫는 과정을 보여줘야 기술적 반등수준을 넘었다고 볼 수있다"며 "다만 낙폭이 과도했던 만큼 단기바닥에 대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증권 투자전략팀 이철순 팀장도 다소 보수적인 의견을 내비췄다. 그는 미국시장은 아직 하락추세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전제하에 최근의 미국시장 반등에 크게 들뜨지 말라는 입장이다.
이 팀장은 "지난 7월중순부터 시작된 미국경기에 대한 우려는 미국증시에 아직 덜 반영됐을 가능성이 많다"며 "IT버블이 어느 정도 해소단계에 있다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달러 고평가로 인한 미국경기 둔화 가능성과 부동산경기 둔화와 역자산효과, 소비위축으로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으로 미국경기에 대한 부담이 상존하고 있어 미증시의 기조적인 변화는 당분간 어렵다는 의견이다.
◇미국시장, "절름발이 쌍바닥..거래량 뒷받침 아쉽다"
한편 미국시장의 일봉차트가 단기바닥 확인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분석가들은 "최근 나스닥과 다우지수의 일봉차트에 대해 그림은 좋지만 내용이 다소 부실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중순이후 나스닥지수는 아찔한 급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일봉차트가 쌍바닥 패턴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쌍바닥 패턴의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IT 경기 버블과 더블딥(이중침체)라는 경기와 펀드멘탈 요인이 시장을 지배하는 미증시에서 차트상의 쌍바닥 가능성만으로 희망을 읽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지난달 24일(현지시간기준) 1192포인트를 장중 저점으로 1차 바닥을 확인했고 다음날 하루 조정을 받은 후 다시 사흘연속 반등했다. 이 과정에서 첫번째 바닥이 만들어졌다. 또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31일부터 다시 나흘간 내림세로 돌아서 1200선에서 두번째 바닥을 확인한 나스닥지수는 지난 6일부터 오늘 새벽(8일)까지 사흘연속 반등, 쌍바닥 패턴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다우존스공업지수 역시 오른쪽 하단이 들리는 쌍바닥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번 쌍바닥 패턴은 올해초부터 지리하게 진행된 나스닥지수의 하락추세속에 만들어져 단기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기술적분석상 쌍바닥은 말그대로 비슷한 지수대에서 저점을 두번 확인했다는 뜻으로 쌍바닥 패턴이 만들어지면 통상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그러나 통상 쌍바닥 패턴에서 수반되야 하는 거래량 증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나스닥시장의 60일 평균 거래량은 18억주 안팎이다. 그러나 최근 쌍바닥 패턴을 만들며 등락을 보이는 과정에서 나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15억주 정도에 그쳤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거래량 증가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나스닥의 경우 일평균 거래량이 20억주를 넘어서야 쌍바닥에 무게가 실릴수 있다는 입장이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차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증가하지 못한다는 것은 과매도에 따른 매물공백속에 자연스런 바운딩(bounding)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