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규탄 집회 욕설·막말 줄었지만…'헌금 봉헌'은 여전

by김보겸 기자
2019.10.09 17:54:12

전광훈 한기총 회장 "500만명 모였다" 주장
여당 내란죄 고발 의식한듯…과격표현은 자제
헌금 모금은 여전…"봉헌에 시비 걸지 말라"
"언론 못믿겠다…유튜브 구독하자" 주장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이 헌금을 내고 있다.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글날인 9일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장관을 규탄하는 범 보수단체들의 집회에서 원색적인 발언은 전주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집회 주최자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목사)을 내란 선동 혐의 등으로 고발한 일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 회장은 지난 3일 집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또 다시 요구해 논란을 샀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려 참가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9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등 보수 단체들은 오후 12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조 장관 퇴진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범국민투쟁본부는 전광훈 목사가 총괄 대표를 맡고 있는 단체로, 지난 3일 광화문광장 집회도 주도했다.

전 목사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한미 동맹, 기독교를 기본으로 대한민국이 건국했지만 좌파세력과 주사파 찌꺼기가 대한민국을 해체하려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 결사적인 각오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현재 (집회 참가 인원이) 500만명을 넘어섰고 오늘 1000만명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단상에서 “저는 표현이 거칠지 않다”고 최근 막말 논란을 해명하기도 했다. 3일 집회에서 전 목사는 “문재인 저놈을 빨리 끌어내려 주시옵소서”, “청와대에 들어가서 경호원들 실탄 받아 순교하실 분들 모여 달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4일 더불어민주당은 전 목사를 내란 선동 및 공동 폭행 교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전 목사에 이어 단상에 오른 장경동 목사는 “전 목사가 말이 솔직히 거칠긴 하다”면서도 “방송을 안 해봐서 그런 것이고 요즘엔 정치 성향이 생겨서 ‘워딩’이 세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전 목사에게) 자꾸 ‘빤스 목사’라고 하는데, 그래서 빤스를 어쨌다는 거냐”라며 “표현이 거칠어서 그런 거지, 부녀자를 건드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집회 후 자유한국당에서도 전 목사의 헌금 요구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주최 측은 이날도 헌금을 걷었다. 전 목사는 “오늘 (집회) 시간 중에 가장 기쁜 시간”이라며 “오늘 헌금은 이 자리를 도와주는 이들을 위해서 쓰인다. 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교회를 안 다니는 분들도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독려했다. 한기총 관계자는 “우리의 예배를 오해해 모함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예배의 봉헌에 시비 걸지 말라”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지난 3일 광화문 집회에서 헌금으로 모인 돈이 약 1억7000만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 목사는 또 최근 언론이 편파 보도를 한다며 KBS와 MBC를 시청하지 말고 유튜브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50만명이 하루에 10분씩만 유튜브 방송을 보면 대한민국은 자유통일 된다”며 참가자들에게 “나는 문재인을 끌어내기 위해 하루에 10분 이상 유튜브 교육을 받겠다”고 제창하도록 요구했다. 이어 “주사파 50만명을 제외한 나머지 4950만명의 국민들이 다 유튜브를 구독, 알림, 추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은 광화문역 5번출구 청계광장 인근에서 ‘KBS 시청료 거부 백만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 단체의 최명진 사무총장은 “KBS가 조국 장관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마치 이 정권의 대변인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우파 시민들은 그래서 공중파 뉴스를 안 보고 유튜브를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