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착한 트럼프, 북한 겨냥 “美 의지 과소평가 말아야”(종합)

by김형욱 기자
2017.11.05 14:31:23

“아시아 순방 북한 부각할 것…무역도 주요 의제”

일본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일 직후인 오전 11시께 일본 도쿄도 요코타 미군 기지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그는 7일까지로 예정된 일본 일정을 마친 후 한국, 중국 등을 연이어 방문할 예정이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겨냥해 “어떤 독재자·정권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작심 발언으로 아시아 순방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전 11시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아시아 순방 첫 방문지인 일본 도쿄도 요코타 미군 기지에 착륙해 현지 주둔 미군 대상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본 측에선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이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그는 “미국은 하늘, 바다, 육지, 우주 어디에서든 최고의 설비와 인재를 바탕으로 한 압도적 힘을 가졌다”며 “어떤 국가나 독재자, 체제도 미국의 결의를 과소평가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따금 그들(독재자 등)은 우리를 과소평가했고 그 결과는 그들에게 유익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결코 지거나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최대 우방국 일본에 대해 극찬도 했다. 그는 일본을 “60여 년에 걸쳐 훌륭한 관계를 이어 온 파트너”라며 “일본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 줘 고맙다”며 미군을 격려했다. 그는 또 “대선 승리 후 1년 동안 200만 명의 고용이 창출되며 실업률을 십수 년 만에 최저로 낮췄고 주식시장은 최고가를 기록 중”이라며 자기 업적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같은 시각 관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방문을 환영한다”며 “미일 동맹의 끈을 더 강고히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하차 전 기자에게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약했던 과거 25년 대북 대응을 비판하는 동시에 과거와는 다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부도 곧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주민에 대해선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한 위대한(great)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북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순방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별도 회담 계획 가능성도 내비쳤다. 회담 시점은 트럼프의 마지막 순방지이기도 한 베트남 개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7일 일본에서의 일정을 소화한 후 한국(7~8일), 중국(8~10일)을 거쳐 베트남 개최 APEC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이와 별개로 “아시아 순방 의제의 상당 부분은 무역이 될 것”이라며 각국 정상과도 이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