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방성훈 기자
2017.03.19 14:26:01
美 선택지는 미사일 단일타격·핵설비 공격·전쟁 등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이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또 미국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선제 공격은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단일 타격 △핵·미사일 설비에 대한 물리적·사이버 공격 △전쟁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마이크 멀렌 전 미 합참 의장은 지난 해 9월 외교협의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태세를 취했을 때 미국은 발사를 시키지 못하게 발사대를 공격할 수 있다”면서 “단일 타격은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이 벙커나 터널 등에서 미사일을 쏠 것이어서 모든 핵 미사일이 지상에 떨어지는 것을 막기엔 늦을 것이란 분석이다.
핵 및 미사일 설비에 대한 물리적 공격과 사이버 공격을 병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을 지연시키는 등 핵포기 압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전역에 숨겨진 시설을 모두 공격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어서 위협은 여전히 잔존하게 된다. 또 핵개발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수입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개발하고 있는 것이어서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나아가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크다.
북한을 완전히 파멸시키기 위해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전쟁을 일으키는 방안도 선택지에 있다. 하지만 북한이 수백만명의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는 핵무기와 화학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 세 방안 모두 현재로서는 극복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미국이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다.
우선 북한을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보복 당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지난 2013년 한국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2014년엔 소니픽쳐스를 대상으로 각각 사이버 공격을 단행한 바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미국사무소 소장은 “선제타격은 북한의 보복을 불러올 것이어서 한국과 일본 지도자들이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군사적 선택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남 암살에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한 것도 민간에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북한의 의도가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북한 스스로가 전쟁 발발시 자신들이 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이고 전면적인 보복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제프리 루이스 미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1969년 북한이 미 해군을 격추시켜 31명이 사망한 사건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닉슨 행정부가 보복을 하지 않은 것은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없으면서 북한을 처벌할 수 있는 옵션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먼저 북한을 공격하려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전쟁 비용을 포함해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이라크에서처럼 군사적 승리도 단언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미국이 침공을 시작하기 전에 한국과 일본의 주요 항구와 공군기지에 핵공격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결국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선제 타격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런 방안들까지 거론된다는 것은 한반도 위험 수위가 높은 수준에 이르렀으며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선제 타격이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지만 군사 관계자들이 끌리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