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유통업체 M&A 나선 속내는…

by김재은 기자
2012.05.23 11:37:59

1Q 영업익 두 자리수 급감..성장전략 `절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대형 유통업체 인수합병(M&A)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롯데, SK, 신세계그룹 유통계열사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사업이 정체되거나 현금창출력이 약화되면서 하이마트, 웅진코웨이, 전자랜드 등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자료:금융감독원 (단위:억원)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와 SK그룹의 주요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쇼핑(023530)과 SK네트웍스(001740)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리수 감소세를 나타냈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 1분기 영업이익(IFRS 연결기준)은 364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5% 감소했다. SK네트웍스는 26.6%나 줄어든 480억원에 그쳤다. 특히 SK네트웍스의 1분기 순이익은 230억원에 불과해 40%나 급감했다.

롯데쇼핑은 1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목표가가 줄하향되기도 했다. 현대증권은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무려 23%나 낮춰잡았고, 유진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도 줄줄이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중산층의 소비경기 침체로 백화점, 카드, 홈쇼핑 등 전사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는 평가다. 특히 2분기 이후에도 실적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는 것. 삼성증권은 올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1.3%로 추정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이마트를 인수시 가전제품 구매력 확대로 기존 백화점, 마트 등의 매출원가를 낮추게 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중 하나가 적정가에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유통사업 확대를 위해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 모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지난해 디지털제품 매장인 `컨시어지`를 개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상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유통사업을 업그레이드하고 확장하기 위해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잘 나가던 이마트(139480)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0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64억원)보다 소폭 감소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웅진코웨이 모두 SK네트웍스 참여로 좀 더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SK네트웍스, 롯데쇼핑, 칼라일 등의 경쟁으로 가격적인 부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마트(071840)는 지난해말 전자유통업체 가운데 49.1%의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웅진코웨이(021240) 역시 정수기, 공기청정기, 연수기, 비데 등의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한편, 맥킨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기업의 75%, 100대 기업의 91%가 M&A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