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총..자통법 대비 `진용 바꾸고 정관도 정비`

by류의성 기자
2008.05.30 13:52:21

증권사 17곳 정기주총..일사분란 진행속 일부선 노조와 마찰
NH·SK證 대표이사 변경..위기의식 공유·IB사업 강화책도 제시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3월 결산법인인 미래에셋증권(037620)과 현대증권(003450) 우리투자증권 등 17개 증권사가 30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신속하게` 주주총회를 끝냈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의결권 위임 처리과정에서 사측과 소액주주운동본부가 갈등을 빚으며 차질을 빚었다. 우리증권도 주총에서 경영진과 노조측이 후순위채 발행에 대한 이견 차이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부회장을, 대신증권은 노정남 대표이사를 각각 재선임했다.
 
NH투자증권은 공모를 거쳐 최종 사장후보로 내정된 정회동 전 흥국증권 사장을 신임회장으로 선임했다. 남영우 대표는 이날 퇴임했다.

SK증권은 메릴린치 이사와 GE에너지코리아 대표를 지낸 이현승 씨를 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를 통해 그를 신임 대표로 내세울 예정이며, 김우평 현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한양증권은 유정준 대표를, 부국증권은 장옥수 대표를, 신영증권은 원국회 회장을, 유화증권은 윤경립 대표를 각각 재선임했다.

이밖에 증권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을 대비한 정관 변경과 CB(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한도 상향, 이사 보수한도 상향, 금융감독원 출신자들의 이사 선임, 배당 등도 무난히 통과시켰다.
 
특히 한화증권은 사외이사에 김종민 전 문화부장관과 박종석 전 신동아화재보험 부회장 등 사외이사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IB증권은 상호를 HMC투자증권으로 변경하고 새 CI(기업이미지)를 공개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일사천리로 주총을 끝낸 것과 달리 현대증권은 주총 개최가 지연됐다.  회사측과 노조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운동본부의 위임장 중복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날 오전까지 주주총회 개회조차 하지 못했다. 

일부 주주들이 회사측과 소액주주운동본부 양쪽 모두에 위임장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집계 문제를 두고 양쪽이 옥신각신 실랑이를 벌였다. 

우리투자증권도 정기주주총회에서 후순위채 사용목적을 둘러싸고 노동조합과 경영진이 맞섰다.

안건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이번 주총의 최대 이슈는 지난 19일 발행한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권의 사용목적. 노조는 채권 발행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을 하는 것은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재무제표 승인을 지연시켰다. 1시간반 동안 이어진 소란 끝에 결국 모든 안건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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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에서는 글로벌IB와 자통법에 대비한 특화 전략 등 올 한해 증권사 수장들의 경영 목표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유망지역을 중심으로 IB사업을 집중하고 퇴직연금과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인도 및 브라질 현지법인 설립을 이번 회기(2009년3월) 내에 완료하겠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해외사업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수형 한화증권 대표이사는 "2008 회계연도는 증시 조정과 증권사 주수익원인 매매수수료 경쟁 재연으로 출발했다. 자통법 시행으로 금융투자회사로 탈바꿈이 이뤄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사장은 "한화증권은 올해 금융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완료하고, 중국 외에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및 동유럽 등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에서 PI 등 자본투자 및 상품운용을 확대하여 실질적인 수익창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도 "올해는 투자은행 도약을 위한 5개년 계획 중 두번째 사업년도로 영업역량 강화와 인프라 확충, 지원체계 선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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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소형사들은 위기경영과 스피드경영을 내세우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김호중 동부증권 대표이사는 "동부증권 임직원 모두는 남들이 2~3년간 해야 할 수 있는 성과를 올 한 해에 거두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Speed(스피드) 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피드가 없으면 앞에 있는 경쟁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박정인 HMC증권 회장은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서 시너지 창출과 사업역량 강화를 통해 수년 내에 확실한 입지를 갖춘 증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키움증권 사장은 "자통법 시행을 9개월 남겨 놓은 상황에서 수수료 인하 경쟁 등 증권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제도적인 환경 변화가 크게 일어나겠지만 능동적으로 대처해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증권은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김우평 SK증권 사장은 "지난 해 중국 소주 부동산 사업 성과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상해사무소를 설치해 현지 증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이슬람과 중앙아시아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