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00이 코앞인데..숨고르는 IT

by손희동 기자
2008.05.16 11:27:46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16일 코스피가 1900선 돌파를 위한 에너지 비축에 나섰다.

개장초 1899.57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지만 선뜻 돌파해 내기가 쉽지는 않은 모습이다. 올해 들어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지수대라는 부담감도 적지 않다.

전날의 상승탄력은 여전했다. 밤사이 상승세로 마감한 뉴욕증시도 호재로 작용했다. 동시간대의 아시아 증시들도 모두 오르고 있어 외부조건은 어느정도 충족됐다.

전날 현선물 시장에서 쌍끌이 매수세로 대응한 외국인은 오늘 역시 동반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매수강도는 다소 떨어진 양상이다. 아직까지는 이들의 매수세가 유효해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25분 현재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2600억원을 순매수해 전날에 이어 큰 폭의 매수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선물시장 순매수 규모는 1000계약에 그쳐 전날의 9300계약과는 큰 차이가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6.08포인트(0.32%) 오른 1891.70이다. 190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올 들어 사상최고치다.



현물시장의 강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현선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좀처럼 벌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프로그램 물량이 출회되면서 상승세를 제약하는 상황이다. 현재 프로그램 매물규모는 1090억원에 이르고 있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매물의 주된 대상은 전날까지 지수상승세를 주도했던 전기전자업종에 집중돼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1.28%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삼성전자(005930)가 1.18% 내리는 것을 비롯, LG전자(066570)도 0.30%의 하락세다. 가파르게 오른 점도 부담이지만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악재라면 악재다. 특히 LG디스플레이(034220)가 6.92% 밀리는 등 하락세가 강하다. 필립스와의 지분 문제를 비롯,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리포트 등이 악재로 꼽히고 있다.

반면 철강가격 인상 전망에 포스코(005490)를 위시한 철강금속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 종목이 포함된 운수장비 업종도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는 중이다.

IT업종에 대한 적극적인 선호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오늘은 철강금속과 운수장비 업종에 대한 관심을 피력하면서 이들 업종의 상승세가 유효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관 역시 그동안 소외됐던 운수장비 업종 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