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도 바꿨는데…투자 줄인다니 주가 오른 '이 종목'은?

by김윤지 기자
2025.12.05 06:34:42

메타, 정규장서 3% 넘게 급등
‘밑 빠진 독’ 메타버스 예산 30% 삭감 소식
손실 늘어나는데…“업계 기술 경쟁 없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소셜미디어(SNS) 기업인 메타가 ‘메타버스’ 관련 투자를 상당 부분 감축한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4년 전 메타는 회사를 메타버스 중심으로 재브랜딩하고 사명까지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꿨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서 메타는 3.43% 상승 마감했다.

(사진=AFP)
소식통들은 메타 경영진이 내년에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최대 30%까지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메타버스 관련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가상현실(VR) 기기들을 제조하는 리얼리티 랩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 등에서 대대적인 삭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정도 규모의 삭감이 실제 이뤄진다면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정리해고도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렇게 절감되는 비용은 메타의 리얼리티 랩스 부문 내 여타 미래 지향 프로젝트인 인공지능(AI) 안경과 기타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진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하와이 자택에서 내년도 예산 기획회의를 진행했으며, 전 부문에 걸쳐 10% 삭감을 요청했다. 메타버스 부문에서 더 많은 삭감이 이뤄지는 이유는 메타가 기대했던 만큼 업계 전반에서 메타버스 기술 경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오랜 기간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막대한 비용 투입에 비해 성과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리얼리티 랩스 부문은 2021년 초 이후 현재까지 약 700억 달러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저커버그 CEO는 대중적으로나 실적 발표 자리에서 메타버스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AI 챗봇과 생성형 AI 제품을 구동하는 대규모 AI 모델이나 레이밴 스마트안경 같은 관련 하드웨어 개발에 훨씬 더 집중하고 있다.

올해 4월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마이크 프룰스 부사장은 “메타가 호라이즌 월즈 같은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올해 안에 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당시 리얼리티 랩스 부문을 ‘밑 빠진 독’이라고 표현하면서 “회사가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접는다면 메타의 대형언어모델(LLM)인 라마(Llama), 스마트 안경 등 AI 프로젝트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메타 주가는 최대 5.7% 급등했으며, 이는 7월 31일 이후 가장 큰 장중 일일 상승폭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