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경영하는 아일랜드 반도체 기업, 美 대러 제재 포함
by방성훈 기자
2024.02.25 18:38:11
아일랜드에 본사 둔 큐빗 세미컨덕터
美 "2022년 제재 받은 러 기업에 수십차례 선적"
한국인 경영진 "제재 몰랐다…EU 기업들하고만 거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인이 운영 중인 아일랜드 반도체 부품·장비업체 ‘큐빗 세미컨덕터’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고 아이리시 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전날 600개 이상의 개인·단체를 겨냥한 대규모 대(對)러시아 제재를 발표하며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반도체 공급업체인 큐빗 세미컨덕터는 러시아의 반도체 제조업체이자 수출업체인 ‘JSC 미크론’에 민감한 전자부품을 수십 차례 선적했다”며 “러시아 군수산업 기반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러시아 경제 부문에서 사업을 영위중이거나 영위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JSC 미크론은 앞서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기업이다.
아이리시 타임스는 큐빗 세미컨덕터의 경영진은 한국인 2명이라고 전했다. 또 웹사이트를 인용해 아일랜드와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아일랜드 회사 주소는 더블린 스틸오건의 주거용 주택으로 등록돼 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 중 한 명인 반모씨는 아이리시 타임스에 “제재 대상이 된 줄 몰랐다. 유럽연합(EU) 기업들하고만 거래한다. 우리는 군수산업 (기반을 지원하는 곳)과 일하고 있지도 않다”고 주장하며 독일, 프랑스, 영국 고객 목록이 적혀 있는 회사 웹사이트를 소개했다. 또 JSC 미크론과의 거래 관련를 묻는 질문엔 “해당 부품은 반도체 부품으로 군사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미 재무부와 국무부는 전날 억압과 인권 침해,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500개가 넘는 대상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와 별도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중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한국,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소재한 93개 기업을 러시아 관련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했다. 한국 기업 중에선 대성국제무역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