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고위 인사 연이어 만나는 尹, 외교력 시험대 올랐다

by송주오 기자
2022.09.12 15:53:05

尹, 16일 中 서열 3위 리잔수·29일 美해리스 면담
中과는 '사드', 美와는 'IRA' 논의 전망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참석…한일 양자회담 등 추진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력이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른다. 오는 15일 리잔수 중국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의 방한에 이어 29일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한국을 찾는다. 미·중 갈등이 최고조인 가운데 주요 2개국(G2)의 주요 인사가 연이어 한국을 찾아 윤 대통령과 면담할 것으로 예상돼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유엔(UN) 총회 데뷔도 앞두고 있어 숨 가쁜 외교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6월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 위원장과 접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총 66명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한다. 리 위원장은 방한 이튿날인 16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한 뒤 공동기자회견,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우리나라 국회의장 격으로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에 이어 중국 공산당 서열 3위다. 중국 공산당 최고결정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 멤버이기도 하다.

정치권은 리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폭탄 발언을 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이 내달 16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한 언급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접견이 계획돼 있는 만큼 미국을 의식해 예상보다 강경한 발언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놔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주문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달 말 해리스 부통령을 만난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29일 방한하는 해리스 부통령과 한·미 관계 강화 방안을 비롯해 북한 문제, 경제안보, 주요 지역 및 국제 현안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양국 최고위급의 회동인 만큼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의 조속한 해소를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달 IRA가 발효된 뒤 한국산 전기차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참석하며 조문외교도 펼친다. 이 자리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국장 참석 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으로 향한다. 윤 대통령의 이번 총회 참석은 취임 후 처음이다.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이날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고위급 기조연설 첫날 연설할 예정”이라며 “연설 내용은 국제 현안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글로벌 리더 국가로 대한민국의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양자회담을 포함해 3~4개 국가와 회담을 추진 중이다. 앞선 고위 관계자는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고 아직 확정이 안됐다”며 “바이든 대통령 등 추가적인 양자회담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