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재건축조합 막겠다"‥소유권 이전뒤 1년내 해산 의무화

by장순원 기자
2021.08.24 10:15:05

천준호 의원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발의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사실상 사업을 마무리한 재건축조합은 1년 내 해산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천준호(사진) 의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준공 이후 소유권 이전고시까지 마무리된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경우 원칙적으로 1년 내 조합 총회를 거쳐 해산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법에는 조합의 해산과 관련한 법적인 근거가 없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준공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조합이 해산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조합 해산이 특별한 사유 없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조합자금(청산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준공 후 1년 이상 미해산·청산 조합이 206곳에 달했다. 서울특별시가 103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도 35곳, 부산광역시가 17곳 등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강동구 A 조합의 경우 2016년 준공이 완료됐으나 최근까지도 649억원의 잔여 예산을 보유한 채 조합이 유지되고 있다. 2016년 준공이 완료된 서울 서초구 B 조합도 잔여 예산이 404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조합에서는 조합 임원들이 의도적으로 조합 해산을 지연시키면서 임원 급여, 과도한 퇴직금·성과금 등으로 조합자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조합 해산이 원칙적으로 의무화되기 때문에 미해산·청산 조합 문제를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건설업자가 조합원들에게 분양가상한제 회피, 재건축부담금 대납 제안 등을 엄격히 금지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된다. 토지 등 소유자에게 분담금 추산액을 사전에 제공하도록 하거나 동절기에 강제철거 제한, 정비사업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사전에 협의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분쟁 예방 사전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천준호 의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이익은 소수의 조합 임원이나 건설사가 아닌 지역 주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라며 “정비사업 관련 불법·불공정 행위를 근절해 사업 추진 과정이 더 투명하고 상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