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임미리 고발' 악재에 진땀 vs 보수, 우여곡절 끝 미래통합당 출범

by이정현 기자
2020.02.16 16:05:02

‘잇단 악재’ 與 전정긍긍 vs ‘통합 완성’ 野 기대감
민주당 흔드는 ‘민주당만 빼고’ 고발 후폭풍
당내에서도 “문제 있는 고발” 야권심판론 흔들
미래통합·민주통합 17일 출범… 5당 구도 굳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민주당은 당에 비판적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이해찬 대표 명의로 검찰에 고발,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고 이날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총선)을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에 비판적인 칼럼을 썼던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했다가 취하했지만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자칫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까 신경이 곤두선 모양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야권은 새로운 정치세력과 규합하며 17일 가칭 ‘미래통합당’을 출범한다.

민주당은 임 교수와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했으나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권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들끓는다. 특히 민주당이 고발을 취하하는 과정에서 임 교수에 대해 ‘안철수 씽크탱크 출신’라고 표현했다가 부랴부랴 ‘모 정치인’이라고 정정하는 등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임 교수는 16일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민주당은 비판적인 국민의 소리는 무조건 듣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 데 대해 저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발 과정도 문제다. 민주당은 이해찬 당 대표의 이름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는데 당 지도부에 관련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고발 사실이 보도화 된 이후에도 당 대변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정확히 전달받지 않아 내용을 잘 모른다”는 식으로 답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고발은 너무 나갔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총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입 인재에 대한 ‘미투 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데다 정세균 총리가 소상공인을 만난 자리에서 ‘손님이 없어 편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우선은 17일 최고위에서 후속 대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국민들이 오만하다고 볼 수 있는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며 “야권에서는 중도층을 끌어들이려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데 이러다가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과반확보가 아니라 100석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심판론으로 밀어붙이다가 오히려 ‘오만한 여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여권이 악재에 진땀을 빼는 동안 야권은 세력을 결집하는 중이다. 독자노선을 표방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교섭단체 지위 획득을 노리는 정의당을 제외한 정당들이 정책 노선과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빅텐트에 모여드는 모양새다.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시행으로 난립할 것으로 예상했던 소수정당이 일정부분 정리되며 5당 경쟁구도(민주당·미래통합당·민주통합당·정의당·국민의당)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보수야권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그리고 미래를 향한 전진4.0이 모인 가칭 ‘미래통합당’은 우여곡절 끝에 17일 출범한다. 정당법상 창당을 위한 모든 절차를 마친 상태다. 여기에 브랜드뉴파티, 같이오름, 젊은보수 등 청년 보수를 상징하는 3개 정당이 미래통합당 합류를 선언했다.

지지부진하던 보수 물갈이도 속도를 낸다. 3선 김성태 한국당 의원에 이어 재선 박인숙 의원도 16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두 사람 모두 서울의 보수 텃밭이 지역구(서울 강서구을·송파구갑)다. 박 의원은 불출마 사유로 ‘세대교체 바람’을 들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도 같은 날 합당한다. 통합 당명은 민주통합당이며 총 의석 28석의 3당 위치를 확보한다. 손학규·최경환·정동영 등 3당의 현 대표 3인이 공동대표를 맡고 임기를 오는 28일까지로 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통합의 마지막 키를 쥐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반발 여부가 변수다.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중도ㆍ청년ㆍ정책 정당 미래통합당 합류 선언 기자회견에서 조성은 브랜드뉴파티 대표(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