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中 내수시장 확대 맞춰 교역방식 변해야"(종합)

by피용익 기자
2013.06.28 14:28:50

[베이징=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8일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에 맞춰 우리 기업들의 교역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로 방중 경제사절단을 초청해 조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그동안 중국은 우리 기업들에게 저임금에 기반한 생산기지로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지금의 교역 방식은 곧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중국 중산층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중산층 인구는 2020년까지 4억명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나고, 세계 수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9.7%에서 2030년에는 17%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중산층 확대와 더불어 커지는 내수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발언이다.

그러면서 “이번에 경제사절단은 패션, 요식업, 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했다. 이제는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급품, 첨단제품 중심으로 중국의 새로운 내수 소비재 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것으로 고려해 보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안정적인 교역을 위한 중국과 한국의 내수 시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양국간 교역은 북미와 유럽으로 수출되는 최종소비재에 사용하는 중간재와 부품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이런 교역구조는 수입국 경지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국의 수출·내수 ‘쌍끌이’형 성장 정책, 중국의 ‘서부대개발’, ‘중부굴기’, ‘동북진흥’ 등 내수 정책을 언급하면서 “한·중 양국 모두 내수시장 확대를 지향하는 만큼 서로에게 새로운 교역 기회를 만들어주는 노력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저는 내일 시안을 방문해서 중국의 내륙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다. 한국 기업인들도 ‘글로벌 파트너링 차이나’에 참가해서 중국 내륙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어라’ 라는 의미의 중국 속담 ‘선주붕우 후주생의(先做朋友後做生意)’를 중국어로 말해 중국측 기업인들로부터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날 열린 경제 행사에 대해 “양국 내수시장을 더 확대하고 이를 위해 공동으로 같이 협력해서 활성화시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 경제4단체장과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방중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대해 조 수석은 “대한상의에 너무 많은 신청자가 몰려서 고충이 많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중국에서 사업하는 분만 모았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국 현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000270)를 포함해서 17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며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 앞으로 변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인들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며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용만 두산(000150)그룹 회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국 진출과 관련, “저희들(두산을 포함한 대기업들을 의미)이 진출할 때와 지금은 토양이 다르다”며 “돈을 벌어가겠다는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책임이 있는 자세를 (중국이)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은 뭐든 갖췄다. (중국에 진출하려면) 진정한 경쟁력이 있어야 된다”고 언급해 사회적 책임과 경쟁력이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은 중국의 영자 일간지 차이나데일리의 이날짜 겉표지와 1면, 마지막면에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환영하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