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응 기자
2010.07.28 11:21:49
대우자판·성우종건 워크아웃으로 신규 시공사 물색
[이데일리 박철응 기자] 전국 최대 유통단지로 설계된 서울 양재동 복합단지 `파이시티` 사업에 대우건설(047040)과 GS건설(006360)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양재 파이시티는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공동 시공을 맡고 있는데 양사가 나란히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대주단이 새로운 시공사 선정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GS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을 하지 않고 책임준공하는 조건으로 `파이시티` 사업 참여를 제안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도 사업 참여를 검토했으나 사업성 등을 따져보고 불참을 결정했다.
사업비 조달에 대해서는 대주단과 건설업체 간 시각차가 있다. 대주단은 건설업체들이 자체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란 설명이지만, 건설업체들은 단순도급 형태일 뿐 자금 조달은 하지 않겠다며 부인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 관계자는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공사가 자기신용으로 공사비를 대겠다는 것"이라며 "책임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1개 업체만 하거나 공동 시공자로 하는 방안이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GS건설은 모두 책임준공 조건일 뿐 사업비를 마련하는 방안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건설업계는 PF 지급보증으로 인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신규 PF 보증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최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밝힌 채무보증 잔액은 각각 9조4936억원, 8조9669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양재동 프로젝트는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8720억원 규모 PF 자금을 포함해 모두 2조50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이 일부 지급보증을 한 기존 PF 자금의 상환에 대해서는 대주단이 협의 중이다. 또 새로운 시공사가 선정되더라도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이 시공에 일부 참여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양재 파이시티`는 대지 9만6017㎡에 연면적 75만8606㎡의 업무ㆍ연구ㆍ판매ㆍ물류시설로 이뤄지는데 국내 최대 규모 업무·유통 복합단지가 될 전망이다. 지상 35층짜리 2개 오피스 빌딩과 화물터미널, 14만3682㎡의 쇼핑몰, 12만1199㎡의 백화점·할인점 등으로 구성된다.
이 부지는 진로그룹 소유였는데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경매로 나와 시행사인 파이시티가 2003년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특검 연루와 주무관청 변경 등으로 인허가 기간이 지연되며서 지난해 11월에서야 건축허가 및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금융 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PF 지급보증을 한 대우자판과 성우종합건설이 각각 4월, 6월에 워크아웃 결정을 받는 직접적 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