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레드 카펫 패션 ‘극과 극’
by조선일보 기자
2006.11.23 12: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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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과 트렌디를 적절히 조화한 조인성. 그의 벨벳 목도리는 시상식 다음날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용어 1~2위를 다툴 정도로 급부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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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제공] “너 영화대상 봤니? 그 사람 옷봤어? 완전 깨더라~.”
아침부터 버스 안에서 들려오는 출근길 여성들의 목소리. 남녀 주연상이 누가 됐는지 관심은 저 멀리. 누구 스타일이 최고라느니, 누군 못 봐주겠더라느니 얘기로 한창이다. 아니나 다를까.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있는 남자 배우들마다 ‘꺄아~초미남!!’ ‘안습입니다. 사촌 동생 껀가요’ ‘원래 안 그러셨잖아요’ 등등의 다양한 반응들이 늘어져 있다.
남자 배우들의 레드 카펫 패션이 ‘급’ 회자되고 있다. 평소 ‘랄프로렌’과 ‘토즈’ 등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감각이 묻어나는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던 조인성은 이번에 ‘돌체 앤 가바나’의 수트로 또 한번 패셔니스타다운 감각을 뽐냈다.
의외의 의상으로 진짜 눈물나게 한 주인공이 있었으니 바로 이준기와 류승범. 만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매력을 갖고 있는 이준기는, 좋게 말해 ‘순수함’(말하자면 촌티)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 부산 영화제 때 정신없이 뻗친 머리스타일과 자기보다 두 치수 정도 커보이는 벙벙한 수트로 입방아에 오른지 얼마 안돼서인지, 이번엔 가슴 위만 가리는 짧은 재킷 라펠(접은 옷깃)으로 승부를 걸었다. 새틴 소재를 가미한 라펠 스타일은 요즘 핫 트렌드. 하지만 ‘X자’형의 과도한 재단은 이준기의 날카로운 얼굴선과 충돌이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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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승범(왼쪽)의 패션 감각은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상상을 초월한다. 이준기의 경우 전통적인 레드카펫 룩을 따라가려 했지만, 과도한 재단과 자주 등장하는 가슴팍의 브로치 때문에 왠지 모를 촌스러움이 묻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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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칼럼니스트 황의건 씨는 “일본 코스프레하는것 같은 복장을 주로 입었던 배우라 현실에서 어떻게 그 촌티를 벗어야 하는 지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다”고 평했다.
류승범의 의상 선택은 정말 ‘4차원적’이다. ‘승범이형 충격이에요’ 등 남성팬들의 충정어린 댓글이 끊이지 않았다. 취재진을 향해 직접 “내가 접었다”고 크게 외친 바지에 아이보리 정장과 따로노는 체크 셔츠, ‘허걱’ 소리나는 큰 나비 넥타이까지. 당장 논바닥에 가도 어울릴 듯한 느낌이라는 게 대세다.
물론 “류승범이라 용서가 된다”는 열성팬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황의건씨는 “절제된 스타일링이 필요한 영화제인데 본인의 고집이 강하다보니 스타일리스트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