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 6.1조 증가..4개월 최대폭

by안근모 기자
2002.10.08 12:07:25

[edaily 안근모기자] [8월 M3 증가율은 12.4%로 하락]
6월이후 주춤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9월 들어 다시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9월중 가계대출은 6조1461억원 증가, 전달에 비해 증가폭이 13% 확대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 5월 6조5038억원 이후 넉달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한은 통화운영팀 김민호 차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여전한 데다, 정부의 담보인정 비율 축소조치를 앞두고 은행들이 대출취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9월9일부터 가계대출에 대한 부동산 담보인정 비율을 60%로 낮추도록 규제했으나, 이미 상담이 완료된 대출에 대해서는 기존의 높은 인정비율을 적용토록 경과조치를 부여, 규제효과도 제약됐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경과조치 효과가 사라지는 10월중 가계대출 실적을 봐야 정부규제의 효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월중 중소기업대출도 은행의 대출확대 노력과 추석자금 수요에 힘입어 3조6545억원 증가, 전달보다 증가폭이 22.8% 확대됐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풍부한 현금사정과 분기말 부채비율 관리 노력으로 6493억원 감소했다.

회사채도 순상환 기조가 이어져 9월중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4549억원 더 많았다. MMF 수신 둔화에 따른 투신사의 매입수요 감소로 CP 역시 6569억원의 순상환으로 반전됐다.

급증세를 보이던 투신사 수신은 9월들어 비교적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7,8월 두달간 4조2600억원 폭증했던 MMF 수신은 기업들의 추석 결제자금 인출로 9월 들어서는 8427억원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증시 약세를 반영해 혼합형 수익증권 수신이 1조1629억원 급감했으며, 채권형도 장기상품을 중심으로 683억원 빠졌다.

반면, 은행 수신은 추석을 앞두고 민간부문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늘어나면서 수시입출식 예금을 중심으로 4조2609억원 증가했다.

한편, 가계대출 등 은행 민간신용이 꾸준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총유동성(M3) 증가율은 석달 연속 낮아지며 감시범위(8∼12%)에 한 발 더 근접했다. M3 증가율은 7월중 13.0%로 전달에 비해 0.5%p 낮아진 데 이어, 8월에는 0.6%p 추가하락한 12.4%로 잠정 집계됐다.

한은 김민호 차장은 "작년 7∼9월중 금리인하 조치로 총유동성이 급증했던 데 대한 반사효과로 M3 증가율이 둔화됐다"면서 "9월중 M3 증가율은 8월보다 좀 더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 유동성을 나타내는 신(新) M1 증가율도 지난 4월 28.9%로 고점을 형성한 이후 줄곳 둔화돼 8월에는 20.3%로 낮아졌다.

다만, 은행대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9월 총통화(M2) 증가율은 전달보다 0.3%p 확대된 12.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