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패턴사 없어 올스톱 위기...인력 양성 시급"
by김정유 기자
2026.04.23 05:50:03
[제조혁신 시급한 K패션]③
고령화 심한데 젊은층 유입 안돼
대학·기업 교육 프로그램도 줄어
의류·제조, 전문 직군으로 키우고
산업·교육부 나서 지원 강화해야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 | 윤순민 비에파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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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사무실에서 만난 윤순민(사진) 비에파 대표는 “최근 대학교나 민간 대기업에서 의류 분야의 개발·제조 관련 교육 기회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인데, 자칫 국내 인력 양성 생태계가 단절되지 않을지 우려감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양대 의류학과를 나온 윤 대표는 2014년 LF(093050)에서 근무 후 2016년 국내에서 패턴부터 샘플, 임가공까지 전 공정을 직접 전개하는 의류제조업체 비에파를 창업해 10년째 운영 중이다. 비에파는 국내 패션업계에선 차세대 제조모델로 꼽힌다. 산업통상부나 국회 등에서도 주목하며 선진사례로 전파되고 있는 곳이다. 윤 대표는 올해부터 한양대 의류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윤 대표는 “의류 생태계 자체가 기능별로 쪼개져 있는 상황에서, 개발 쪽에 해당하는 패턴사들이 없으면 모든 제작이 ‘올스톱’ 된다”며 “최근 패턴사 인력이 부족한데, 제조업체들은 직접 채용이 아닌, 외주로 많이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교육 단절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패턴·샘플사는 800~100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의류 제조 생태계 전반이 고령화되고 젊은 층의 유입이 희미해 기술을 이어갈 인력이 부족하고 이에 따른 교육 기회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단 지적이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에 최고 패턴사가 있더라도 그의 기술을 전수시킬 수 있는 교육이 쉽지도 않고 사례가 많지도 않다”며 “대학에서 강사로 일정 시간을 일하게 되면 전임 채용을 해야하기 때문에도 최고의 기술자들도 강사로 몇년하다가 잘리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에서도 2023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고, 코오롱이 진행했던 교육 과정도 끝난지 10년이 넘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민간에서 해왔던 패션 분야 교육기회도 축소되는 흐름이어서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국내 의류제조 생태계 전환도 중요하지만, 시장에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지 않으면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그는 “K뷰티만 해도 최근 벤처투자 시장에서 돈이 집중되고, 서울대 창업동아리에서도 뷰티 사업을 하려고 한다더라”며 “하지만 뷰티와 달리 패션은 전공자가 아니면 뛰어들기 쉽지 않다. ‘제2의 뷰티’를 기대하지만, 패션은 오래된 산업 구조와 인력 문제로 (글로벌 확장을 위한) 골든타임을 맞추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패션업계에선 제조 직무를 전문 기술 직군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개선 작업과 직무 브랜딩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디자인을 넘어 제조 중심의 젊고 유망한 인재 발굴 등 신규 유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윤 대표도 “돈을 벌기 위한 사설 아카데미는 일부 있지만 정규 학위 인정도 못 받는 만큼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에선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산업부, 교육부 등 부처별 칸막이 없이 대승적으로 접근해 국가 정책적으로 의류 제조 분야에 대한 교육 지원을 대폭 강화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