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금조달 위한 부동산 업체 50곳 선정…민간업체 포함 '주목'
by방성훈 기자
2023.11.21 09:41:58
자금조달 지원 자격 갖춘 ‘화이트리스트’ 초안 작성
민간업체 다수 포함…대출 완화 이어 직접 지원 의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정부가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50곳에 대한 목록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부동산 위기를 타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는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리스트에는 50곳의 국영 및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가 이름을 올렸으며, 완커(반케), 신청(시젠), 룽후(롱포) 등이 포함됐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국영기업에만 초점을 맞췄던 과거와 달리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직접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업계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업계를 되살리기 위한 중국 당국의 의지도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이르며,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부문 비중은 약 75%를 차지한다.
중국 부동산 산업 생산량은 올해 3분기 2.7% 감소해 연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중국 주요 도시 70곳의 10월 신축 주택가격(정부보조주택 제외)은 전월대비 0.38% 떨어져 2015년 2월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많이 하락했다. 기록적인 채무불이행, 미완성 아파트의 대량 공급 등으로 부동산 부문에 대한 투자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인민은행, 금융감독관리총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17일 회의에서 은행, 증권사, 부실자산 관리업체 등에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모든 ‘합리적인’ 자금 요구를 충족시키라”며 “민간 개발자와 국영 개발자를 동일하게 대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부동산 기업 대출을 확대하라는 것으로, 소식통은 “규제당국이 민간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이 업계 평균과 같은 속도로 증가토록 은행 등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부동산 산업 회복을 위해 대규모 부양책 대신 주택 구매자를 위한 모기지(담보대출) 완화, 계약금 삭감, 소득세 환급, 도시 기반시설 개선 및 저렴한 주택 추진, 부동산 프로젝트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2000억위안 규모 특별 대출 약속 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러한 조치들은 침체를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의 산업생산 등 다른 지표가 어느 정도 개선됐음에도 주택 위기는 여전히 경제에 심각한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래리 후 맥쿼리그룹 애널리스트도 지난 17일자 보고서에서 그간의 부동산 부양책과 관련해 “주로 수요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공급 측면, 즉 개발자의 자금 조달 요구를 간과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결과는 실망스럽다”고 썼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 입안자들이 보다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와 그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