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종묘제례악에 반했다…"지금 시대에도 새로운 공연"

by장병호 기자
2023.09.22 10:44:13

국립국악원, 21일 헝가리 헤르켈 극장 공연
1800석 객석, 뜨거운 환호와 갈채
25일 폴란드서 해외 공연 이어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800석 헝가리 부다페스트 에르켈 극장 객석에서 한국의 종묘제례악을 향한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다.

국립국악원 ‘종묘제례악’ 헝가리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지난 21일(현지 시간) 부다페스트 시내에 위치한 에르켈 극장에서 종묘제례악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올해 개최하는 ‘한국문화제’ 주제로 ‘국악’을 선정하면서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을 초청해 성사됐다.

당초 1800석 객석을 운영하기로 하고 이번 공연의 관람 신청을 받았는데 2100명 이상의 관객이 몰렸다. 공연 시작 후 도착한 관객들은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공연 하루 전 현지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시연회에서도 헝가리 대표 뉴스 채널(Hir TV), 공영방송(Kossuth 라디오) 등이 참여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여줬다.

헝가리 극장 무대에 종묘제례악을 소개하고 전막 시연으로 선보이는 것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약 70분 가까이 진행된 이번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공연의 마지막, 종묘제례악의 전체적인 흐름을 관장하는 ‘집사’의 인사로 시작한 국립국악원 공연단의 커튼콜이 이어지자 관객들은 10여 분간 끊이지 않는 뜨거운 환호와 갈채를 쏟아냈다.



이날 공연에는 일반 관객 외에도 국립헝가리음악의 집 관장, 헝가리무용대학 학장 등 공연·문화계 전문가, 헝가리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문화혁신차관보 등 정부 주요 관계자도 함께했다. 부다페스트 국립무용단 졸탄 산도르 국제교류 관리자는 “600년 역사를 지닌 종묘제례악의 음악과 노래, 무용을 오늘까지 이어가고 공연으로 선보인 것에 매우 놀랍다”며 “오랜 역사를 가졌음에도 지금 이 시대에 공연으로 전하는 새로움은 실로 엄청난 경험”이라고 극찬했다.

국립국악원과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이번 공연 외에도 악기 기증식과 한국음악 특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공연 당일 에르켈 극장 로비에서는 종묘제례악 복식을 한 현지 모델들이 의상 시연과 사진 이벤트를 진행해 관객의 즐거움을 더욱 높였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헝가리 공연을 통해 종묘제례악의 멋과 가치를 전할 수 있어 뜻깊었고,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헝가리 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에 감동했다”며 “앞으로도 헝가리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 ‘국악’을 알리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헝가리 종묘제례악 공연 이후 폴란드 바르샤바필하모닉홀에서 25일 오후 7시 한 차례 해외 공연을 더 이어간다. 국내에서도 오는 11월 11일 군산예술의전당에서 마지막 국내 순회공연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