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회장 내정자 "비금융 M&A도 고려"

by김국배 기자
2023.09.11 10:32:21

'행원 출신' 회장 내정자
"임직원 인사는 능력 위주…행원 출신 회장, KB 인사 자긍심"
신용 리스크, 부코핀은행 정상화 등 현안 꼽아
"글로벌 사업, 애정갖고 지켜봐 달라"
금융 사고엔 허리 숙여 사과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의 새 수장에 내정된 양종희 부회장은 11일 “인수합병(M&A)는 금융기관 뿐 아니라 비금융기관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빌딩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그는 “KB금융그룹은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는 갖춘 만큼 M&A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기업과 주주가치를 키우는 측면에서 M&A 대상은 비금융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양종희 부회장이 11일 국민은행 신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김국배 기자)


양 부회장은 차기 회장 인선 과정을 거쳐 지난 8일 최종 후보자로 선출됐다. KB금융 역사상 첫 ‘행원 출신 회장’이다. 그는 KB금융지주에서 경영관리부장, 전략기획부장 등을 맡으며 ‘재무·전략통’으로 인정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로 회사를 이끌며 그룹 비은행 부문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부회장은 취임 후 최우선 과제에 대해 신용 리스크와 인도네시아 현지 게열은행인 부코핀은행 정상화 등을 꼽았다. 그는 “최우선 현안은 모든 은행이 비슷할텐데 연체 등 신용 리스크”라며 “부코핀 정상화 문제,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 이완 현상 등이 최대한 없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코핀은행에 대해선 “애정을 갖고 지켜봐달라”도 했다. 양 부회장은 “방향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틀은 잡고 있다”며 “새롭게 영업력을 강화한단 측면에서 새로운 인력 배치, IT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과 관련해선 “(면접 과정에서) 이사회에서도 그런 질문이 있었는데 KB금융은 후보들이 골고루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했고, 저도 은행에 20년 정도 있었다”며 “부회장직을 통해 그룹 전반을 공부하고 학습했다. 그런 측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양 부회장은 향후 인사에 대해선 “임직원 인사는 능력 위주로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계열사 사장 선임은 이사회와 협의하게 돼 있다”며 “다만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리더십 측면에서 (인물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저 같은 행원 출신이 여기까지 왔다는 게 KB금융그룹 인사에 있어 나름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해서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융사고 예방 대책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허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금융기관은 신뢰로 먹고 사는 곳인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임직원들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의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디지털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문제를 자동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적극 투자하겠다”고 했다.

양 부회장은 “KB그룹이 기업 재무적 가치에선 1등인데 그걸 넘어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측면에서도 모범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양 부회장은 오는 12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추천을 거쳐 11월 중 열릴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