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배송로봇·AI음악 서비스..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4곳 홀로서기

by박민 기자
2023.03.09 10:30:33

모빈·어플레이즈·서프컴퍼니·카레딧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4곳 독립 출발
‘제로원 컴퍼니빌더’ 프로그램 성과
각종 기관 수상 휩쓸며 경쟁력도 인정

[이데일리 박민 기자] ‘자율주행 배송 로봇부터 인공지능(AI) 기반의 맞춤형 음악 서비스까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성장한 사내 스타트업 4곳이 회사를 떠나 독립기업으로 새 출발한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활동을 강화하며 혁신·창의적인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는 현대차는 이번 회사를 포함해 지금껏 30곳의 스타트업을 분사시켰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분사한 4개 사내 스타트업 CI.(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9일 모빈(MOBINN)과 어플레이즈(APLAYZ), 서프컴퍼니(SURFF Company), 카레딧(CaREDIT) 등 사내 스타트업 4곳이 분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내에서 1년여 간 육성 기간을 거쳐 독립에 나선 스타트업이다.

‘모빈’은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라스트마일이란 물류 배송 과정에서 최종 목적지(소비자)까지 가기 직전의 마지막 단계를 뜻한다. 모빈의 배송 로봇은 고무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로봇의 눈이라 할 수 있는 ‘라이다’와 ‘카메라’를 통해 주·야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동 제약이 없어 택배나 음식 배달, 순찰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어플레이즈’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선정·재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시간와 날씨 등 외부요인과 방문자의 이용 목적, 특성, 취향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음악을 재생하는 것으로 현재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서프컴퍼니’는 물류업체의 원활한 해상 화물 운송을 위해 선복(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을 실시간으로 공유·거래하는 플랫폼을 개발한 곳이다. 기존에는 물류업체가 선사에 직접 확인해 유휴 선복을 찾아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이번 플랫폼 개발로 이러한 불편함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

‘카레딧’은 차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량 부품 수명과 유지비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개별 차량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외관을 점검하지 않아도 차량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진단 및 수리 비용 결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중고차 판매사, 보험사, 차량금융사 등 자동차 애프터 마켓에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독립한 스타트업은 분사 전부터 각종 기관에서 상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모빈은 지난해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관한 ‘경기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같은 해 서프컴퍼니는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한 ‘KDB 스타트업 공모전’ 대상, 카레딧은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관한 ‘여성청년창업챌린지’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를 운영해오다 2021년 이름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지원범위를 비(非)자동차 분야로 넓혔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원의 개발비용을 지원받으며 1년간 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이후 분사 또는 사내 사업화 여부를 결정한다. 총 76개 팀을 선발·육성했고 올해까지 30개 기업이 독립 분사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분사는 소속 구성원들이 회사를 퇴사하고 이뤄지는 만큼 창업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를 준다”며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 활동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배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