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고객 돈 빼돌리지 않았다"
by장영은 기자
2023.01.13 10:13:26
"사기 의도 없었다" 기존 입장 반복하며 무죄 주장
8개 혐의로 기소…유죄 인정되면 최대 115년 징역형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파산보호 절차를 진행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사기 혐의 등을 재차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나는 (고객) 자금을 훔치지도, 수십억달러를 빼돌리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뱅크먼-프리드를 사기, 음모, 돈세탁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2019년 5월 거래소 FTX를 설립한 이후 지난해 11월 파산보호 신청을 할 때까지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기 행각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FTX 고객 예치금을 빼돌리고 미공개 벤처투자, 바하마 호화 부동산 매입, 거액의 정치 기부 등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제기된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되면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 형을 받을 수 있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 3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유죄 인정을 거부했다. 그는 사기를 칠 의도는 없었으며, FTX의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에 고객 자금을 보낸 것과 관련해서도 자신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른다는 입장이다.
뱅크먼-프리드는 또 이날 블로그 글에서 “유감스럽게도 나는 대중의 오해와 거짓 뉴스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알라메다 리서치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수년간 경영에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알라메다는 2021년 순자산 가치가 1000억달러에 달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극심한 시장 붕괴의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TX의 몰락이 암호화폐 시장 붕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힌편, FTX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 체류하던 뱅크먼-프리드는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송환됐으며, 미국에 들어온 다음날 2억5000만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하는 조건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에 있는 부모의 집에 가택연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