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선물' 하노이 회담…다시 힘받는 文 중재역할
by원다연 기자
2019.02.10 16:14:34
27~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최종 확정
북미 실무협상 대표 추가 협의 이어가기로
靑 "한미정상, 조만간 북미정상회담 관련 논의"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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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면서 이를 성공으로 이끌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에 “평창이 우리에게 준 기적같은 선물”이라고 밝혔다.
10일 오전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일주일간 서울 및 평양을 오가며 진행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을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비건 대표는 특히 이번 실무협상을 진행하며 협상을 전후로 우리측과 소통하며 협상 전략과 결과를 긴밀히 공유했다. 비건 대표는 평양행에 앞서 정의용 실장을 만나 협상 전략을 사전 조율한데 이어, 협상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정의용 실장 등과 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비건 대표는 특히 북한과 실무협상을 마치고 지난 9일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나 “강 장관과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데 대해 공을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1주년이기도 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북미 정상이 70년만에 처음으로 마주앉았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실질적인 비핵화 및 관계개선 조치를 밝힐 하노이 회담 개최 합의에까지 이른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1주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확인된 하노이 회담 개최 소식에 “평창이 우리에게 준 기적같은 선물”이라고 밝혔다.
북미는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두고 아시아 제3국에서 추가 실무협의를 진행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양측 실무협상 대표가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서 협의를 이어갔던 것에 비추어,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회담 코앞까지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에서는 하노이 회담에서 선언 형태로 내놓아야 할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교환될 미국의 상응조치에 접점을 찾는 게 관건이다. 비건 대표 역시 평양 협상 이후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정상회담과 친서를 주고받으며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인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 제재의 빠른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북한의 일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 제재완화 조치 등의 ‘패키지딜’ 방식에 대해 북미 양측에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 금강산 관광 재개 및 개성공단 가동이나 제3국을 통해 경제적 지원에 나서는 에스크로 계좌 개설 등이 우회적인 제재 완화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조만간 이뤄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협의에서 이같은 패키지딜 방식의 중재안을 설득할 수도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미간 긴밀한 공조는 계속해서 이어갈 예정”이라며 “한미간 정상차원에서도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