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2.05.11 15:10: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연일 내리막길을 걷던 뉴욕 증시가 엿새 만에 가까스로 오르막길을 탔다. 최근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우려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적어도 다음 주 23일에 열릴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 때까지는 잠잠하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기대는 하루 만에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라고 했던가. 소위 요새 월가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평가받는 JP모간이 투자 실수로 대규모 손실을 봤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자존심 센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며 고개를 숙였다.
JP모간은 지난 6주간 합성신용증권이라는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냈다. 제아무리 월가 최대 은행 JP모간이라도 우리 돈으로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은 엄청난 타격이다.
JP모간 악재는 11일(현지시간) 거래에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전체 금융주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JP모간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체에 대한 우려를 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전체 시장 분위기도 흐려질 공산이 크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만족스럽지 않은데다 유로존 재정위기의 공포까지 되살아나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JP모간의 손실 소식은 저가 매수를 노리던 투자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날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시장에 더 불을 지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눈에 띄는데 전월과 같은 0%로 추정돼 기업들의 물가 부담이 줄어들고 있음을 재확인해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전 8시30분에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