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안끊더니..명백한 차별"‥삼성, KT에 맹공(종합)
by김정남 기자
2012.02.13 11:51:34
"아이폰 데이터 폭주 땐 설비투자 늘려..논리 안맞아"
"공공재인 인터넷망 임의차단 전례..결국 고객만 피해" 성토
"KT, 망 분담금 전제하면 협의 진전없을 것"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10일부터 스마트TV 접속차단 조치를 강행한 KT(030200)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애플의 아이폰으로 데이터 사용이 늘어났을 때와 달리 삼성전자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고 KT를 비난했다.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가 13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스마트TV 접속차단 조치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인해 통화불통 현상이 발생했을 때 KT는 애플에게 대가를 요구하며 데이터 망 접속을 차단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KT는 네트워크 설비 투자 확대와 기술개발에 노력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KT 같은 논리라면 해외업체의 스마트 제품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이용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명백한 기기 차별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스마트 TV는 KT가 주장한 바와 같은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지 않고, 삼성전자는 KT의 인터넷망을 이용해 수익을 취하는 서비스 사업자가 아니다"라면서 "스마트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무조건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KT의 일방적인 조치는 삼성전자 스마트TV 고객 뿐 아니라 KT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대기업으로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며 "소비자가 합법적인 서비스를 차별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터넷에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을 KT가 언제든 공공재인 인터넷 망을 임의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부터 월 1회로 운영되고 있는 망 중립성 포럼에 관련부처와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등과 함께 빠짐없이 참석하여 성실하게 협의해오고 있다"면서 "뒤늦은 대응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스마트폰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식 삼성전자 상무는 "작년부터 KT와 협의를 했지만, 항상 삼성전자가 망 분담금을 내야 한다고 전제해 협의가 진전되지 않았다"면서 "망 분담금을 전제할 경우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TV용 앱스토어 `삼성앱스`를 운영하는 삼성전자는 단순 TV 제조업체가 아닌 콘텐츠 제공업체라는 KT의 주장에 대해서는 "고객들이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장터만 만들어주는 것"이라면서 "애플도 앱스토어를 통해 돈을 못 번다. 삼성전자도 작년에 삼성앱스를 통해 얻은 수익은 겨우 수백만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의 접속차단 조치로 지난 10일부터 KT의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서 인터넷과 게임, 동영상 등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