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꼴찌 신세로..`정유株의 한탄`

by김지은 기자
2011.12.09 15:00:30

내년도 EPS 하향조정폭 가장 커
정유주 투자전략도 `글쎄`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한 때 자동차 및 화학주와 함께 트리오를 이루며 승승장구하던 정유주가 어느새 꼴찌로 전락했다. 2012년도 예상 실적이 가장 부진한 업종으로 꼽힌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정유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유업종에 대한 실적 하향조정이 줄을 잇고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최근 12M Fwd EPS(12개월 후의 주당순이익 예상치)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의 경우 가장 낮은 -7.3%를 기록했으며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12M Fwd EPS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역성장이 예상된 업종은 에너지와 금융, 통신 등 3개 뿐이다.

KTB투자증권 분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에너지 업종의 경우 최근 한달간 12M Fwd EPS가 무려 -5.4% 하향조정됐다. 에너지 업종의 하향조정 폭은 전 업종 중 가장 크다.

특히 국내 에너지 업종은 선진국(-0.4%)이나 신흥국(+0.5%) 등 여타 국가에 비해서도 하향조정 폭이 월등히 컸다.

에너지 업종의 실적전망이 가파른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어두워진 경기전망 탓이다. 당초 유럽위기가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예상외로 유럽국가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일 한국은행 역시 국내외 경기에 대해 "성장의 하방 위험이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물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정유 업종의 경우 내년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012년에도 경기 하강압력은 여전할 것"이라며 "국제유가의 경우 이란 정정불안 상황으로 인해 견조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에너지 섹터의 경우 이를 좇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WTI에 대해서는 롱 포지션, 에너지 섹터에 대해서는 숏 포지션 전략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역시 내년도 정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최지환 애널리스트는 "2012년 세계 정유설비(CDU) 증설량은 하루 약 200만배럴로 예상되는 반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량은 130만배럴에 그쳐 잉여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제마진 역시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종목별로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S-Oil(010950)의 경우 경기둔화 우려로 신규투자가 중단되면서 오히려 배당 매력이 높아진다는 점,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정유부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꼽힌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통상 전체 영업이익 중 정유비중이 약 50%지만, 2011년 3분기 누적으로는 약 42%로 낮아지고 있다"며 "각종 신규투자 등은 수익구조가 다양화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갈 것"으로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