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좌동욱 기자
2009.06.02 11:29:24
제3의 투자자 못찾을 땐 대우건설 경영권 매각
대우건설 지분 매각시 금호 계열사 대규모 손실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금호그룹이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를 체결하면서, 그룹 유동성 악화의 핵심 요인인 대우건설(047040) `풋백옵션` 리스크가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가 앞으로 두달간 기존 채권단을 대체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FI)를 찾을 경우 대우건설에 대한 경영권은 유지할 수 있게 되지만, 풋백옵션 리스크는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 반대의 경우 금호그룹 계열사가 감당해야 할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 그룹 지배 구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과 금호그룹은 오는 7월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 리스크를 부담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우건설 경영권을 산은이 주도하는 사모펀드(PEF)에 넘긴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무구조개선약정(MOU)를 지난 1일 체결했다.
당초 산은은 금호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32.55%)과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38.6%) 일부를 매입하겠다고 금호그룹을 압박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에는 오는 12월 15일 주식을 3만1500원에 되사준다는 `풋백옵션`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은 오는 9월말까지 채권단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매입할 재무적 투자자를 찾겠다며 맞섰다. 당초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경영권 매각에도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팽팽하게 맞서던 양측의 입장은 채권단이 오는 7월말까지 금호측 자구 노력을 지켜본 후 자구안이 미흡할 경우 산은 안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절충됐다. 금호가 앞으로 두달간 시간을 번 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는 채권단 보유 지분을 전량 매입해 줄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산은 안과 금호그룹 안은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여 대우건설 인수에 따른 풋백옵션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그룹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가 있다.
금호안은 풋백옵션이 걸려있는 채권단의 일부 지분만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기는 내용이다. 현재 채권단이 가진 풋백옵션 리스크가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에게 옮겨가는 구조다. 대우건설에 대한 금호그룹의 지분구조에는 변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