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이름 알기 쉽게 바꾼다

by이정현 기자
2018.09.10 09:30:46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조선왕릉의 이름이 능주와 원주를 함께 쓰는 방식으로 바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조선왕릉 능, 원의 명칭을 기존의 능호와 원호만을 사용하던 것에서 능과 원에 잠들어 있는 주인인 능주와 원주를 같이 붙여 쓰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다. 능과 원의 주인을 국민이 보다 알기 쉽도록 하기위해서다.

태조 이성계가 잠들어 있는 ‘건원릉’은 ‘건원릉(태조)’(능호(+능주))로 바뀐다. 원의 경우에는 인조의 장남 소현세자의 ‘소경원’은 ‘소경원(소현세자)’(원호(+원주))로 바뀐다. 적용대상은 왕릉 42기와 원 14기이다.

이번 명칭 개선은 능의 명칭보다는 그 능에 실제로 누가 잠들어 있는지가 더 궁금하기 마련인데 기존의 능호만으로는 자세한 설명문을 보기 전까지는 누구의 능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문화재청은 왕릉의 명칭에 능의 주인을 함께 쓸 경우, 명칭만으로도 그 능에 잠든 주인까지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명칭 개선을 추진했다.



이번에 바뀐 명칭은 조선왕릉의 사적 지정명칭과 유네스코 등재 명칭에는 적용되지 않고, 문화재청 누리집, 조선왕릉관리소 누리집, 문화재 안내판, 홍보자료 등 국민이 정보를 얻는 접점 위주로만 적용한다. ‘국민 눈높이 명칭’을 지정명칭 등 국가 관리 명칭에 바로 적용할 경우 잦은 명칭 변경으로 인한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구리 동구릉’, ‘서울 헌인릉’처럼 왕릉이 여럿 모여 있는 왕릉군의 명칭은 능주를 일일이 다 표현할 경우 명칭이 너무 길어져 읽기 어렵고, 국민에게 익숙한 기존 명칭 관행을 존중할 필요도 있어서 기존 명칭을 유지한다.

바뀐 명칭을 적용한 첫 사례는 홍보용 소책자 ‘왕에게 가다’다. 조선왕릉 40기의 역사와 관람 정보를 안내하는 약 50쪽 분량의 소책자로, 9월 추석연휴 이전에 각 왕릉에 비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