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삶은 팍팍한데..국회의원·공직자 재산은 `쑥쑥`

by김춘동 기자
2011.03.25 10:44:51

지난해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재산 대부분 크게 증가
재산증가 비율 10%P 상승..부동산값, 주가상승 `수혜`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고물가에다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 대부분은 오히려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값이 오른데다, 증시가 2000선을 돌파하는 호황을 누리면서 톡톡히 수혜를 누렸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2010년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중앙부처 1급 이상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고위공직자 1831명중 1239명, 68%는 지난해 재산총액이 증가했다.

재산이 늘어난 고위공직자 비율은 지난해 발표 당시 58%에서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평균 재산총액은 11억 8000만원으로 4000만원이 증가했다.

정부내 최고 자산가는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이 꼽혔다. 전 원장은 지난해만 42억 6000만원이 늘면서, 총 재산이 332억 4000만원에 달했다. 백종헌 부산시의원은 부모재산 고지를 거부하면서 재산이 101억원이나 줄었지만, 본인의 재산만 77억원에 달했다.

광역 시도단체장 중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두관 경기도지사가 1억 200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총 재산은 4억 9000만원이었다.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강남권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값이 오른데다 주가도 크게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재산 증가분이 평균 1700만원, 주식과 예금 등은 평균 2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논현동 집값이 오르면서 재산이 2억 7000만원 늘었고, 청와대 백용호 정책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도 강남지역 아파트값 상승으로 각각 4억원과 2억 7000만원이 증가했다.

국회의원 역시 대부분 재산이 크게 증가했다. 전체 292명 가운데 75%에 해당하는 219명의 재산이 늘었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을 제외하더라도 평균 재산증가분이 4억 4300만원에 달했다.

기업가 출신인 정몽준 의원과 김호연 의원을 제외한 한나라당 의원의 평균재산은 36억 2900만원으로 민주당의 18억3800만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정몽준의 의원은 현대중공업(009540) 등의 지분가치 상승으로 지난 한해만 2조2207억원이 늘면서, 총 재산이 3조 6700억원에 달했다.

사법부 역시 신고대상 고위직 210명 가운데 184명, 87%의 재산이 증가했다. 평균재산은 20억 7500만원으로 지난 한해 1억7600만원이 늘었다. 법조계 최대 자산가는 최상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산이 138억원에 달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부와 사법부를 통틀어 재산신고 대상 고위직 2275명 가운데 재산이 늘어난 경우는 1589명으로 평균 70%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