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신우 기자
2023.12.17 20:00:00
尹, 안덕근 산업장관 후보자 지명
방문규 총선 차출에 3개월만의 수장 교체
이론·실무 겸비, 직원소통도 활발한 ‘덕장’
원전 등 국정 과제에 ‘조직안정’도 급선무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했다.
지난 9월 방문규 장관이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수장이 교체되는 것이다. 방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수원의 구도심인 ‘수원 병’(구 팔달)나 신흥 연구·개발센터가 몰려있는 ‘수원 정’ 지역구에 출마할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자 지명설은 방 장관의 차출설과 맞물려 일찌감치 돌았다. 지난 11일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방 장관이 아닌 안 후보자가 수행하면서 산업부 장관 교체설에 힘이 실렸다. 안 후보자는 네덜란드 현지에서 한-네덜란드 정부 및 민간의 반도체와 원전 협력을 이끌었다.
안 후보자는 1968년생으로 대구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로스쿨 법학 박사 학위를 각각 수료했다. 또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지냈고 2020년 한국국제통상학회 제 25대 회장을 맡았다. 이후 윤 정부 초대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해왔다.
이번 안 후보자 지명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 주요 산업·통상 현안을 다뤄온 만큼 통상안보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산업부의 내부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안 후보자는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겸비한 국제통상 전문가”라며 “통상교섭본부장으로서 다양한 통상 현안에 빈틈 없이 대응하는 등 탁월한 업무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후보자의 검증된 업무능력과 풍부한 국내외 네트워크 바탕으로 수출 증진과 핵심 전략산업 육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한민국 경제 영토 확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는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으면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한일 수출규제 해소 등 굵직한 통상현안들을 무난하게 처리해왔다는 평가다. 산업부 안에서는 윤 정부 첫 통상교섭본부장(차관급)으로 국정철학과 산업부 업무를 두루 잘 이해하고 한편, 직원들과의 소통·배려를 아끼지 않는 ‘덕장(德將)’으로 불린다.
방 장관의 바통을 이어 받은 안 후보자는 산업·통상·에너지 등 산업부 소관 핵심 국정과제에 또 한번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발전(원전)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이 정치적 사안을 조율함과 동시에 친(親) 원전 정책 아래 신규원전 수주, 고준위방폐물특별법 처리까지 과제가 산더미다. 총부채 20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한전)의 재무 위기 극복과 전기·가스 등 에너지 공공요금 조정도 수장이 조율해야할 몫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과 함께 전력망 확충도 필요하다. 요소 등 특정 수입국 다변화가 요구되는 공급망 안정도 주요 과제다.
장관이 조기 교체되는 만큼 ‘조직 안정’도 급선무다. 정권 교체 후폭풍, 1년 반 사이 두 차례 장관 교체 등으로 산업부 내부는 어수선한 상태다.
안 후보자는 이날 지명 직후 소감문을 통해 “기업이 초격차 역량을 조기에 구축하도록 지원하겠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투자 환경을 조성해 한국을 첨단 전략산업의 글로벌 투자·기술·인력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정세와 통상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은 떨어지고 혁신과 성장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산업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장관으로 취임하게 되면 글로벌 통상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과 에너지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과 정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우리 경제와 기업 경영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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